온 몸에 200개 상처, 살려달라고 외쳤던 故 이시우 군…검찰, 계모에 사형 구형

친부에게는 징역 10년 구형…계모 및 친부, 2022년 3월부터 학대 '1심 징역 17년 및 3년'

검찰 "피해아동, 전신 멍자국과 200여개 상처…'사망할 줄 몰라' 변명 납득 어려워"

친모 "아이의 몸 전신이 피멍으로 뒤덮이고 골반뼈는 가죽 걸쳐놓은 것처럼 말라"

"아이 죽음에 이를 때까지 몰랐다는 친부의 부인하는 모습, 너무 화가 나…엄정한 처벌 바란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12살 아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붓어머니와 친아버지의 항소심 재판에서 검찰이 각각 사형,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해 아동의 몸 전신에는 멍자국과 200여개 상처가 발견됐다. 아이가 사망할 줄 몰랐다는 피고인들의 변명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엄벌을 요청했다.

24일 서울고등법원 제7형사부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 중인 의붓어머니 이모씨와 친부 이모씨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의붓어머니 이씨는 피해자 상대로 '못 키우니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장기간 학대하고 사이코패스 , 정신병자라고 지칭했다. 전신에 멍자국과 200여 개의 찢기고 찔린 상처, 입과 고환에서 심각한 상처가 발견됐다"며 "구타 이후 피해자가 사망할 줄 몰랐다는 변명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피해자를 결박하고 치료도 안 했으며 아이가 쓰러지자 홈캠을 끄고 친부에게 연락해 '살려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사망할 것이란 인식을 했을 것이고 사망이란 결과를 용인할 의사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보호받아야 할 아동이었음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와 친모의 만남을 차단하고 보호자의 지위를 남용하기도 했다"며 "피해자는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하고 학대당하다 세상을 떠났다"고 강조했다.

친부 이씨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유일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인데도 계모의 학대를 가속화하고 가담했다. 아이가 사망하기 전까지 같은 집에 있었는데도 친부에게 아무런 얘기를 못 했다는 점에서 방임 정도가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다"며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는 판결을 파기하고 원심 구형과 같이 계모 이씨에게 사형, 친부 이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한다"고 말했다.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한 친모는 "사망한 아이의 몸은 전신이 피멍으로 뒤덮이고 골반뼈는 마치 가죽 걸쳐놓은 것처럼 말라 있었으며 많은 찔린 상처로 가득했다"며 "아이가 죽음에 이를 때까지 친부가 이를 몰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만약 있었다면 방임이자 방치이다. 친부의 부인하는 모습에 너무나 화가 나고 아이에게 행한 행위는 어떤 것보다 잔혹하고 끔찍하다. 피고인이 엄정한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울분을 토했다.

12살 초등학생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계모 이씨와 친부 이씨가 지난해 2월 1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연합뉴

이에 변호인 측은 "아이가 느낀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늠할 수 없고 피고인은 누구보다 잘못을 인정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법원 판단과 같이 중한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면서도 "다만 피해자를 살해하려 했다는 고의가 미필적으로 있었다는 점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에게는 피해자 외 어린 자녀가 세 명 더 있다. 원심 재판 중에 출산한 여아가 이 자리에도 함께 있다. 의붓어머니 이씨는 고관절 탈구로 건강이 안 좋아 기구를 부착한 상황이다"며 "어린 자녀들이 성인 되기 전 미성년 동안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 바라고 가족 관계를 한 번 더 헤아려 주셨으면 좋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친부 이씨의 변호인도 "피고인은 자신의 범죄 사실을 모두 자백했고 아이의 사망에 책임감을 통감한다. 일관되게 반성한 점을 고려해 달라"며 "피고인의 가정은 이 사건 이후 파탄이 났다.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아이들이 자라고 나서 자신의 죗값을 치르겠다는 심정이다"고 전했다.

계모와 친부는 직접 최후변론을 통해 "아이가 아무 말도 못하고 얼마나 괴로웠을지, 어떻게 용서를 빌어야 할지 매일 기도한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아들의 그리움과 보고싶음이 가슴을 억누른다"며 "자신을 돌아보며 잘못 뉘우치고 용서를 빌고 있다. 구치소에 수감돼 지낸 시간 속에 어린 세 아이는 아무 것도 모른 채 부모와 이별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들의 발언이 끝나자 방청석에 앉아 있던 이 군의 친모와 지인들은 일어선 채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기도 했다.

앞서 계모 이씨는 2022년 3월부터 1년 가량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의붓아들을 결박해둔 채 때리고 날카로운 물체로 찌르는 등 50차례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월 7일 숨진 채 발견된 이 군은 사망 전 옷으로 눈이 가려진 채 16시간 동안 의자에 손발이 묶여 있었으며, 12살이던 이 군의 몸무게는 29.5kg에 불과했다.

1심은 계모 이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하고 치료 프로그램 80시간을 이수할 것을 명령했다. 친부 이씨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되는 故 이시우군 사건의 다음 항소심 선고는 오는 2월 14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