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前)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가 딸 정유라 씨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됐다.
정 씨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친으로부터 받은 자필 편지를 올리며 병원비, 양육비 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 씨는 "엄마(최서원 씨) 병원 가셔야 한다고 1일부터 편지가 왔는데, 이제 돈 얘기가 나올 때마다 진심으로 토 나올 것 같다"며 "가뜩이나 포렌식 때문에 애들한테 나가야 할 돈도 비어서 머리를 싸매고 있는데 1일 되기가 무섭게 뜯어본 편지에 병원비 이야기…"라고 말끝을 흐렸다.
편지에는 "영치금이 없어. 돈 꿀 데가 없나 봐. 병원 가야 하는데, 먹는 것은 안 넣어줘도 되니까 영치금 1백만원만 넣어줘"라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정 씨는 최 씨의 태블릿 PC를 검찰로부터 돌려받은 뒤 "포렌식 작업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며 후원 계좌를 열어둔 상태다.
정 씨는 "1일 포렌식 업체를 두 번째로 알아보러 다니느라 엄마한텐 못갔다"면서 "전화 와서 화내는 엄마가 너무 야속하고 힘이 들어 나도 모르게 짜증을 내버렸다. 그냥 그 5분을 못참고, 10번 밖에 없는 전화에 좋은 소리 못한 나를 내가 때려주고 싶다"고 자책했다.
이어 "내 눈치를 보면서 영치금 달라고 부탁하는 엄마도, 줄 수 없는 나도 너무 힘에 부친다"며 "아이들 원비까지 다 털어서 포렌식에 보탰는데 엄마 영치금이 어디 있느냐는 말이 목 끝까지 나왔지만 '어떻게든 만들어볼게'라고 전화를 끊고 지금까지 오열하다가 멍하니 앉아있었다"고 토로했다.
또한 "병원 가야 한다고 눈치 보며 돈 부탁하는 엄마가 너무 싫어서 편지 열어보기 전에는 심장이 떨린다"며 "변호사 비용도, 포렌식 비용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육아비용도 숨 막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 셋, 엄마 하나 일상을 책임져야 하는 게 너무 힘들다"며 "다 버리고 도망가 버리고 싶을 때도 하루 이틀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 씨는 "엄마가 병원에 가도록 영치금도 넣고, 2차 포렌식도 하도록 도와 달라"며 "구걸할 수 있는 인간도 5인 가족 중에 저밖에 없다"며 자신의 계좌번호를 재차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