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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하나 걷혔다, 황상무 수석 사퇴…그날 오찬도 궁금하다 [뉴스속인물]


입력 2024.03.20 14:31 수정 2024.03.20 17:36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윤석열 대통령, 20일 황상무 시민사회수석 사의 수용…선임 111일 만에 자진 사퇴

황상무, 대통령실 출입기자 오찬서 MBC 언급하며 회칼 테러 발언해 논란…尹-韓 2차 갈등 야기

MBC 제3노조 "그날 그 오찬에 참석한 MBC 기자, 작정하고 몰래 녹음하지 않았다면 보도 어려워"

"보도한 기자는 지난 2월 대통령 장모의 3·1절 가석방 추진된다는 보도로 오보 논란 빚은 기자"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이 지난 1월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으로 논란이 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자진 사퇴했다. 지난해 11월 시민사회수석에 선임된 지 111일 만이다.


대통령실은 20일 "윤석열 대통령은 황 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황 수석은 전날 '국정에 더는 부담이 될 수는 없다'는 취지로 사의를 표명했고 윤 대통령은 사의를 받아들였다. 지난 14일 MBC를 포함한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1980년대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과 5·18 민주화운동 배후 의혹 등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인 지 엿새 만이다.


1963년생인 황 수석은 강원도 평창군 출신으로 춘천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1991년 KBS에 입사해 보도본부 사회부·정치부·통일부 기자, KBS 뉴스광장 앵커, 뉴욕특파원 등을 거쳤다.


특히 2015년부터 KBS 간판 뉴스인 '뉴스9' 앵커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 4월 양승동 당시 사장이 취임하면서 앵커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2020년 KBS를 떠나면서 "KBS는 극단의 적대 정치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퇴사 이후 2021년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고,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서 강원도지사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으나 단수공천이 보류돼 실시된 경선에서 김전태 전 의원에게 패배하며 고배를 마셨다. 이후 지난해 11월 30일 강승규 전 수석의 후임으로 시민사회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됐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제안 정책화 과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이번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 논란은 지난 14일 대통령실 일부 출입기자와 가진 오찬 자리에서 발생했다. 당시 황 수석은 "MBC는 잘 들어"라며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시 (기자가)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의 기사를 썼던 게 문제가 됐다는 취지'라는 말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은 1988년 월간지에 군사정권 비판 칼럼을 쓰던 오홍근 기자가 군 정보사령부 군인들에게 당한 테러를 가리킨다. 오 기자는 당시 허벅지가 크게 찢기는 중상을 입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황 수석은 이틀 만인 16일 출입기자 알림방에 "저의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지만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당정 갈등, 더 정확하게는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 2차 갈등으로 점화됐다.


한 위원장은 지난 17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고,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대통령실과 사전 조율되지 않은 발언이었고, 이후로도 같은 입장을 고수하며 대통령실을 압박했다.


한편, MBC노동조합(제3노조)는 ‘회칼 테러’ 보도를 한 MBC 기자는 윤 대통령 장모의 가석방 보도한 기자라며 출입기자가 작정을 하고 몰래 녹음을 하지 않았다면 보도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19일 성명을 통해 "3월 14일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출입기자 오찬에서 나온 88년 언론인 테러 이야기는 녹음을 하지 않았으면 기억하기 어려운 황상무 수석의 발언을 워딩 그대로 보도하였다. 인용부호까지 넣어 'MBC는 잘 들어'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 라는 워딩을 정확히 보도한 것이다. 출입기자가 작정을 하고 오찬 자리에서 몰래 녹음을 하지 않았다면 보도하기 어려운 일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제3노조는 또한 "'계속 해산시켜도 하룻밤 사이에 4~5번이나 다시 뭉쳤는데 훈련받은 누군가 있지 않고서야 일반 시민이 그렇게 조직될 수 없다' 등 황 수석이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발언한 부분도 녹취하지 않고는 기억해내기 어려워 정확한 워딩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선의로 방송 출입 기자들을 불러 오찬을 하면서 마음 놓고 한 말을 MBC 기자는 작정을 하고 보도 준비를 한 의혹이 있는 것이다. 더욱이 MBC는 황상무 수석이 '우리는 절대 그런 일 안 한다' 라고 말했던 사실은 빼놓고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강조했다.


제3노조는 "보도한 MBC 기자는 지난 2월 대통령 장모의 3.1절 가석방이 추진된다는 보도로 오보 논란을 빚은 기자다. 당시 이 기자는 동부구치소를 취재해서 법무부가 가석방을 추진한다는 식으로 보도를 해 물의를 빚었다"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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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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