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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엄마, 20대 男보호사에게 구타 당하고는…"


입력 2024.06.13 17:23 수정 2024.06.13 17:25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구타당한 지적장애 母,

ⓒJTBC

인천의 한 정신병원에서 50대 지적장애 환자가 20대 남성 보호사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1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적장애 2급을 앓고 있는 50대 여성 A씨가 정신병원에서 폭행을 당했다.


앞서 A씨의 딸은 직장 및 육아로 인해 어머니를 돌보기 힘들어 오랜 고심 끝에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병원에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입원 바로 다음날 A씨의 딸은 황당한 소식을 접했다. A씨가 남성 보호사의 다리를 물어 다치게 했다는 것.


병원 과장은 "치료 비용을 부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고, A씨 딸은 "저희 엄마는 다친 데가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과장은 "바닥에 부딪혀서 얼굴에 멍이 살짝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A씨의 딸은 먼저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치료비는 물어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A씨의 딸은 병원을 직접 방문한 후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병원 과장은 앞선 통화내용과 달리 "사실은 어머니가 맞았고 (경찰에) 신고해도 된다. 폭행한 보호사는 이미 우리가 아침에 해고했다. 입원비는 받지 않겠다"고 말한 것.


경찰에 신고한 A씨의 딸은 CC(폐쇄회로)TV를 확인한 후 더 큰 충격을 받았다.


CCTV에는 보호사의 폭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보호사는 침대에서 내려오려는 A씨를 거칠게 미는가 하면, 두려움을 느낀 A씨를 보고 다시 밀어냈다. 또 바닥에 넘어진 A씨의 위에 올라타 주먹을 휘둘렀다. A씨의 복부를 발로 차고 빗자루로 짓누르는 장면도 나왔다. 이후 A씨는 빛이 들어오지 않는 병실에 하루 이상 방치됐다고 한다.


ⓒJTBC

A씨는 폭행으로 인해 한쪽 눈과 어깨에 시퍼런 멍이 들었고 손가락이 부러지는 등 전치 4주의 진단을 받았다.


해당 남성 보호사는 경찰 조사에서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고 잡아뗐다. 하지만 CCTV를 보여주자 그제야 그는 "병원 일이 힘들어서 그랬다"고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보호사는 특수폭행 혐의로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으면서도 A씨 가족에 사과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딸은 병원 역시 관리 소홀의 문제가 있었다며 고소했으나 병원 측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보호사가 폭행 예방 교육을 받았고, 사건 당일 다른 직원도 상주해 있었으며 CCTV가 설치돼 있어 병원 관리 감독에 문제가 없다는 이유다.


A씨 딸에 따르면 현재까지 병원 측도 사과가 없으며, 검찰에도 불기소 처분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병원 측 변호인은 "합의 시도를 했으나 서로 금액이 맞지 않았다"며 "병원장도 이 사건에 대해 불미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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