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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역주행 운전자, 구속될 듯" vs "홈 파일 정도로 자국? 가능한가" [법조계에 물어보니 459]


입력 2024.07.30 05:04 수정 2024.07.30 11:06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 30일 구속영장 심사…국과수, 신발서 액셀 페달 흔적 확인

법조계 "다수 사망자 발생해 사안 중대성 커…신발서 액셀 페달 자국 발견돼 혐의 명확"

"이미 다수 증거 수집 돼 증거인멸 우려는 낮지만…도주 우려 작지 않아 구속수사 필요성"

"홈이 파일 정도로 자국이 남는 게 물리적으로 가능한지 의심스러워 수사상황 좀 더 지켜봐야"

지난 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연합뉴스

16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 차모(68)씨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차씨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영장실질심사가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법조계에선 다수의 사망자가 나올 정도로 큰 피해가 발생한 만큼 사안의 중대성이 높게 인정돼 구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신발에서 액셀 페달 흔적이 찍혔다고는 하지만 홈이 파일 정도로 자국이 남는 게 물리적으로 가능한지 의심스러워 수사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차씨의 영장실질심사는 3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김석범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차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께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차량을 몰던 중 역주행 후 인도로 돌진해 인명피해를 낸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를 받는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졌고 차씨 부부를 포함한 7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범죄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지난 24일 구속영장을 검찰에 신청했고 서울중앙지검은 26일 경찰의 신청을 받아들여 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차씨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줄곧 차량 결함 사고를 주장하고 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사고 당시 차씨의 신발을 감식한 결과 액셀 페달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는 감정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국과수 분석에 따르면 아무리 페달을 세게 밟아도 신발 밑창에 쉽게 자국이 남지 않는다. 하지만 액셀을 세게 밟은 상태에서 사고 등 강한 충격이 순간적으로 가해질 경우 마찰이 생겨 흔적이 남을 수 있다. 국과수는 또 사고 당시 차량 속도가 시속 100㎞ 이상 올라간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이런 증거를 바탕으로 사고 원인을 운전자 과실로 보고 있다.


김희란 변호사(법무법인 대운)는 "다수의 사상자가 나왔고 그 중 9명이 사망할 정도로 큰 피해가 발생한 사건인 만큼 사안의 중대성이 크게 인정될 것이다. 또한 최근 발표된 국과수 감정 결과에서 차씨의 신발에서 셀 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는 중요한 사실이 담겼기에 혐의가 더욱 명확해졌고 도주 우려도 있다는 점에서 구속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시 도로의 상황, 가해 차량의 속도와 질주하는 힘, 목격자들의 진술, 사고 후 확인된 가해 차량의 파손 부위 등 전반적인 재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속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며 "차씨의 신발에 찍힌 흔적만으로 충분한 혐의 입증이 가능할 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일 오전 전날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 인도에 사고 여파로 파편이 흩어져 있다.ⓒ연합뉴스

이승우 변호사(법무법인 정향)는 "이미 다수의 증거가 수집된 만큼 현재로선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긴 하지만 사고 전후 차씨가 주변인과 나눈 통화 내역 등이 있었다면 그 속에 어떤 대화가 담겼느냐에 따라 증거인멸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차씨도 사고로 인해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은 만큼 건강 상태 등을 이유로 당장 구속이 이뤄지지 않고 기각될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동찬 변호사(더프렌즈 법률사무소)는 "수사 기관의 수사 상황과 결과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발에서 셀 페달 흔적이 찍혔다고는 하지만, 홈이 파일 정도로 자국이 남았다는 점이 물리적으로 가능한지 의심스러운 부분도 있다"며 "또한 가장 중요한 망인들에 대한 보상 문제도 남아 있기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밝혀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안이 중대하기에 피의자가 도주할 우려가 작지 않다고 보고 구속수사 필요성이 인정될 수 있다"며 "또한 만약 피의자를 구속시키지 않을 경우 급발진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것처럼 비춰질 수 있기에 법원에서도 더욱 고심하고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전문영 변호사(법무법인 YK)도 "피의자에게 일정한 주거가 없는 경우, 증거인멸 우려, 도주우려가 있는 경우 뿐 아니라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 등을 고려한다"며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구속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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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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