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이 있다. 요즘엔 잠은 죽어서 자라는 말까지 떠돈다. 아직까지도 수면시간은 짧을수록 미덕이고 길수록 게으르다는 풍조가 남아있는 듯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겐 충분한 수면시간이 필요하다.
수면은 외부 자극에 반응하지 않고 감각과 반사기능이 저하된 상태다. 수면상태에서 뇌는 낮 동안의 기억과 정보를 정리하고 에너지 충전을 위해 근육의 이완과 호흡수를 저하해 최적의 휴식 요건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뉴욕포스트(NYP)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의 침구·매트리스 회사 '벤슨스 포 베드즈(BensonsforBeds)'가 수면 전문가 소피 보스톡 박사와 협력해 하루 평균 6시간의 수면을 취하는 여성의 신체가 2050년에는 어떻게 변화하는지 예측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한나'라는 가상의 모델은 외모에서부터 대단한 변화를 겪었다. 얼굴에 주름살이 생겨 살이 늘어지는 등 급격한 피부 노화를 겪었고, 자세는 구부정하게 굽어졌다. 머리카락 또한 눈에 띄게 가늘어졌다. 이에 대해 뉴욕포스트는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골룸을 떠올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한나는 근육량 감소로 인해 팔과 다리 역시 점차 가늘어졌고, 구부정한 자세로 인한 만성적인 허리 통증을 갖게 됐으며, 심장병 징후인 발목 부종까지 겪게 될 것으로 예측됐다.
보스톡 박사는 "한나는 수면이 전반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깨우치게 해주는 예시"라며 "연구에 따르면 오랜 수면 부족은 비만, 심장병, 2형 당뇨병은 물론 심장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렙틴과 그렐린이 감소해 식욕이 급증하고, 복부 위주로 체중이 증가한다"고 부연했다.
벤슨스 포 베드즈의 마케팅 이사 리사 리차드는 "한나는 나쁜 수면 습관과 환경 등 수면과 관련된 모든 조건이 잘못됐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예측한 것"이라며 "사람들이 수면에 대해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한나의 사례를 통해 현재 자신의 수면 부족 징후를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2015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만성적으로 수면의 질이 낮은 사람들은 더 심한 노화 징후를 겪을 뿐만 아니라 피부 장벽 기능이 저하되고, 외모에 대한 만족도 역시 낮았다.
수면의 질이 낮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면 잔주름을 비롯한 미세주름, 눈 충혈, 다크서클, 눈 밑의 주머니, 입꼬리 처짐 등의 현상도 겪을 수 있다.
그렇다고 과도한 수면 시간이 건강에 이득이 되진 않는다. 수면 시간이 필요 이상으로 늘어날 경우에도 당뇨, 심뇌혈관질환, 비만 발병을 높인다는 연구가 발표되고 있다. 자는 만큼 신체활동이 줄어들기 때문에 활동 시 분비되는 엔도르핀 호르몬도 줄어 우울감에 빠지기도 쉬워진다.
적절한 수면시간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대한수면학회는 하루 6~8시간의 수면을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있다. 수면시간의 보장만큼 중요한 건 수면의 질이다. 이를 위해 매일 일정한 시간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들이고, 잠자리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