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성지' 광주서 '尹 탄반집회' 논란
이재명 "악마냐" 권영세 "왜곡 선동 말라"
전병헌 "'李 킬링캠프' 전모부터 밝혀야"
野, 5·18 특별법 적용 '광주집회' 고발검토
지난 주말 광주광역시 등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반대' 집회에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복귀를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악마와 뭐가 다른가"(이재명 대표) "살육과 테러가 난무하는 나라를 원하는 것이냐"(박찬대 원내대표)라는 등 연일 맹비난을 가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리가 막바지에 접어들며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자 민주당이 '공포 마케팅'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 시키는 한편, 국민의힘을 악마화 해 여론의 반전을 노린 "정치 선동"을 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광주에서 개최된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한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과 보수 단체를 향해 강한 어조의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보수정당도 아닌 파쇼정당·범죄정당"이라고 일갈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계엄이 시행됐다면 납치·고문·살해가 일상인 '코리안 킬링필드'가 열렸을 것"이라며 "계엄군의 무력 진압이 5월 광주처럼 번져 대한민국 전역이 피바다가 됐을 것"이라고 했고, 지난 15일에는 "눈 밖에 난 모든 이들을 집단 학살하려 했던 윤석열 파시즘"이라는 등 극단적 단어를 쏟아냈다.
그가 언급한 킬링필드란 1970~1975년 캄보디아에서 급진좌익무장 단체 '크메르 루즈'가 집권 한 뒤, 이상적인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하겠다며 이에 대한 반대 세력을 대량 학살한 사건이다.
이 대표가 개방한 포문에 민주당도 가세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복귀라니 살육과 테러가 난무하는 나라를 원하는 것이냐"라며 "권성동·윤상현·나경원·김기현·김민전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성과 양심을 회복하고 인간의 길을 걷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국민의 고조되는 반발을 무마시키기 위한 '왜곡 선동' 행태라고 반발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발언은 민주당의 탄핵 명분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국민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한 전형적인 왜곡 선동"이라며 "국민을 선동하는 위험한 정치 행태"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선 직후부터 178회 대통령 퇴진 운동, 29번의 사기 탄핵, 23개의 정쟁 입법독재·예산독재까지, 이들은 오로지 '이재명 개인 범죄 방탄'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라는 정략적 목표를 위해 국정을 마비시키고 민생을 외면했다"며 "왜 이렇게 많은 국민이 거리로 나와 탄핵 반대를 외치고 있느냐. 이재명의 민주당이 광주까지 국민들을 불러들인 것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여당 내 대권 잠룡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에 "틈만 나면 편가르기와 갈등 조장으로 정치적 이득을 추구해온 것이 이재명식 정치다. 분열로 이득을 보려는 정치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며 "(이 대표의 코리안 킬링필드 발언은) 차마 옮겨 적기도 끔찍하다. 이 대표가 계엄을 언급하며 내놓은 극언들"이라고 지적했다.
야권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코리안 킬링필드' 발언에 대해 "협박성의 끔찍한 극언에 수긍할 상식적 국민은 없다"며 "오히려 이재명 (대선)캠프 주변 인물이 7명이나 주검이 된 것, 코리안 킬링필드를 말하기 전에 '이재명 킬링캠프' 비극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는 것을 먼저 깨달으라"고 직격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주말 광주에서 윤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를 개최한 보수 단체를 겨냥한 법적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한민수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광주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신군부 세력에 의해서 광주 시민 수백 명이 학살을 당한 곳"이라며 "그런 곳에서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에 찬성하며 광주시민과 광주를 모욕하는 '떴다방 집회'가 열렸다. 5·18 특별법 위반에 따른 고발 등의 법적 조치도 법률위 중심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지역주의와 편 가르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그런 논리라면, 광주는 왜 (집회를 하면) 안 되고, 부산·대구·창원·마산에서의 탄핵(반대)집회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