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계엄 세력과 단일화 끝까지 없다"
국민의힘, '3자 승리론' 띄우며 반명 연대
김용태 "단일화 생각 없단 뜻, 존중할 필요"
사전투표 직전 단일화 막판 협상 가능성도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 재차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6·3 대선이 '3자 구도' 속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단일화 막판 성사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으면서도, 보수 결집 및 반명(반이재명) 연대 총력 등 단일화 불발에 대비한 '자강론'에 주력하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사전투표 시작 이틀을 앞둔 27일 오후 국회 소통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는 세력으로의 후보 단일화는 이번 선거에 없다. 끝까지 싸워 끝내 이기겠다"며 대선 완주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 후보는 "김문수 후보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은 국민의힘 의원 모두가 잘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버티는 이유는 그들에게는 당선보다 당권이 우선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전광훈 목사를 풀어달라고 눈물 흘리는 영상이 돌아다니는 것 이외에 김문수 후보가 보여준 국가 경영의 비전은 무엇이냐"며 "비전이 없어 겨우 생각해낸 것이 '반(反)이재명'이라는 기치 아래 역사 속으로 사라졌어야 했을 이낙연·전광훈과 같은 이상한 재료들을 모아 잡탕밥을 만드는 것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 결단의 시간"이라며 "이준석에게 압도적 지지를 몰아달라.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김 후보의 사퇴를 설득하기 위해 별도 만남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전혀 없다"며 "김 후보가 어떤 판단을 하든지 개인의 자유겠지만, 이재명 후보를 꺾을 방법이 있음에도 용기 있는 판단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은 김 후보가 져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대선 후보 마지막 TV토론(정치 분야)이 끝난 뒤엔 '무박 유세'에 돌입하겠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이동 중에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자는 것을 제외하고는 걸으면서 사람들과 면대면으로 인사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구석구석까지 찾아가면서 정치·시대교체 필요성을 설파할 계획"이라며 "몸을 갈아 넣겠다"고 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다시 말하지만 개혁신당 사전에 단일화는 없다"며 "이번 대선이 끝나면, 국민의힘은 사실상 소멸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소멸될 정당과 단일화는 안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에게 적극적인 '단일화 구애'에서 '3자 대결 구도 승리론'으로 전략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개혁신당에서 단일화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다면 그 뜻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단일화가 없더라도 3자 구도에서 김문수 후보가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했다. 전날 이 후보를 향해 "단일화 전제조건을 제시해달라"고 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다.
김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만나면서 보수 지지층 결집에 열을 올렸다.
김 후보는 이날 여의도 한 호텔에서 이 전 대통령과 70분간 오찬을 함께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 후보와 만나 포옹하면서 "깨끗한 김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왔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국가를 통치하는 것이 되고, 김 후보는 국가를 경영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배석한 신동욱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김 후보는 지난 24일엔 경북 일대에서 유세 일정을 소화한 뒤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해 선거 지원을 호소했다.
반명 빅텐트 구축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김 후보와 저는 괴물독재국가 출현을 막고 새로운 희망의 제7공화국을 준비하는 데 각자의 방식으로 협력하자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낙연 고문은 "국민 통합을 위한 공동정부 구성과 운영, 제7공화국 출범을 위한 개헌 추진 협력, 2028년 대선·총선 동시 실시를 통한 대통령과 국회의 임기 불일치 해소 및 3년 임기 실천 등에 원칙적으로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발표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지난 22일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자강론에 집중하면서도 이 후보를 향한 단일화 손짓은 멈추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사전투표(29~30일)가 시작되는 오는 29일 전날인 28일까지 단일화를 성사시키면, 단일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사전투표 전날인 2022년 3월 3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막판 단일화에 성공한 바 있다.
신동욱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 단장은 이날 논평을 내서 "이제 이준석 후보도 결단해야 할 시간"이라며 "모든 개혁 세력이 빅텐트 깃발 아래 모여야 하는 선거다.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많은 세력이 이 길에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국민의 단일화에 대한 기대와 열망을 저버리지 않기를 진심으로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