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2030년까지 건강 수명 3년 늘린다"…'더 건강한 서울 9988' 발표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5.09.10 11:37  수정 2025.09.10 11:38

체력인증센터 2030년까지 100곳 운영, 시민참여형 체육 축제 확대, 외식업소 잡곡밥 도입 등

어린이 식습관 개선 위해 '건강키움존' 도입, 가공식품 영양등급제 단계적 확대

선진국형 돌봄 모델 도입, 노인전문진료센터 신설, 건강장수센터 확대, 치매예방관리 플랫폼

걷고 싶은 도시, 손목닥터 9988 슈퍼앱 버전업, 건강보험료 할인제도 등 건강도시 디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더 건강한 서울 9988' 건강도시 서울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서울시가 건강을 중점에 둔 서울을 위한 종합계획인 '더 건강한 서울 9988'을 10일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365일 운동하는 도시 ▲건강한 먹거리 도시 ▲어르신 건강노화 도시 ▲건강도시 디자인 등 4대 과제, 14개 핵심사업이 담긴 종합계획을 내놨다.


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 시민 기대수명은 평균 83.2세(2022년 기준)인 반면 실제 아프지 않고 활력 있게 사는 건강수명은 70.8세로 12년이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의료비 지출도 늘어나고 있는데 서울시민 연간 진료비는 이미 20조원을 넘어섰고 60세 이상 진료비가 전체의 54%(11.5조)를 차지하는 등 사회적·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시는 모든 시민이 건강하고 행복한 '건강도시 서울'을 비전으로 종합계획 수립에 나섰다. 이번 계획수립에는 지난달 위촉된 정희원 서울건강총괄관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정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건강도시 서울 종합계획은 '더 건강한 서울 9988_3·3·3!'이라는 비전 아래 2030년까지 '건강수명은 3세 높이고(70.8세→74세), 운동 실천율도 3%p 올려서(26.8%→30%) 평생 건강한 도시 서울'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365일 운동하는 도시


먼저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와 '저속노화' 등 건강관리 트렌드를 반영해 생활 속에서 건강을 지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365일 운동하는 도시 서울'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시민들이 필요할 때 체력상태를 측정하고 전문가 진단과 운동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체력인증센터'를 2030년까지 100곳 운영하고, 체력등급향상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최대 2회) '서울체력 9988'을 본격 가동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자치구별 1곳씩 지정·운영 예정이다.


'서울체력 9988'은 개인별 신체 상태, 운동역량 등을 세밀하게 파악한 후 측정 결과를 건강관리 프로그램 '마이 트레이너 서울'로 연결해 개인별 맞춤 운동 플랜을 제공하고, 운동 실천을 지원한다.


일상 속 운동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시민참여형 체육 축제도 늘려 나간다. 올가을 시민 5000명이 참여하는 걷는 방식 '느림보 마라톤 대회'를 개최한다. 또 생활체육 인프라 확충을 위해 2030년까지 '가상현실 스포츠실'을 100곳으로 늘리고, 지역 내 학교 체육시설 100곳을 시민에게 개방해 지역·세대별 건강 격차 해소에 나설 계획이다.


'더 건강한 서울 9988'.ⓒ서울시 제공
건강한 먹거리 도시


건강한 먹기리 도시 실현을 위해 '통쾌한 한끼'를 추진한다. 통쾌한 한끼는 외식이나 배달 시에도 정제된 흰쌀밥 대신 통곡물·잡곡밥을 선택할 수 있도록 외식업소 1만5000곳에 잡곡밥 옵션을 도입하는 것이다. 올해 1000곳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1만50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어린이 식습관 바꾸기에도 힘쓴다. 편의점과 학교 매점을 중심으로 어린이 눈높이 진열대에는 고염·고당식품은 빼고 건강식품을 우선 배치하는 '우리아이 건강키움존'을 본격 도입한다. 내년 300곳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2000곳으로 확대한다.


'가공식품 영양등급제'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가공식품 영양등급제는 시민들의 소비가 많은 음료, 라면, 과자류 등을 중심으로 당·나트륨 함량을 쉽고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등급을 표기하는 제도다. 내년 당류를 시작으로 2027년에는 나트륨까지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어르신 건강노화 도시


초고령사회 진입에 맞춰 질병치료부터 영양·근력·인지 기능 등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선진국형 노인 돌봄 모델(ICOPE,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노인 건강관리 가이드라인)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서남병원, 동부병원 등 4개 시립병원에 '노인전문진료센터'를 신설한다. 내과·가정의학과·재활의학과 등 다분야 협진을 통해 환자 선별부터 치료, 퇴원 후 지역사회 연계까지 끊김없는 원스톱 진료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도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아울러 삶의 마무리를 위한 호스피스 병상도 현재 145병상(시립병원 5곳)에서 2027년까지 224병상으로 늘린다.


이밖에도 의사·간호사·영양사·운동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운동·영양·정서 지원 등 예방관리부터 통합돌봄을 지원하는 '서울 건강장수센터', 어르신 맞춤형 방문 건강관리 서비스 등을 확대하고 만 45세 이상 시민 대상 AI 치매예방관리 플랫폼 '브레인핏45'도 새롭게 선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일 아침 러닝 번개 '남산런'에 참가한 시민들과 남산 북측 순환로를 달리고 있는 모습.ⓒ서울시 제공
건강도시 디자인


마지막은 '건강도시 디자인'이다. 주거환경, 교통, 여가 등 도시 전반에 건강 요소를 녹여내 시민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건강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골자다.


벤치나 걷고 싶은 계단 등을 서울 곳곳에 설치해 일상 속에서 걷기를 유도한다. 벤치는 어르신 비율이 높은 5개 자치구(10개 동)의 마트, 복지시설 주변 등 주요 활동 구간 동선에 따라 시범 설치 후 2027년까지 전 자치구 100개 동까지 확대한다. 또 계단에 디자인·조명·그래픽 요소를 더해 시민들의 계단 이용을 유도할 계획이다.


서울시민 건강관리 플랫폼 '손목닥터 9988'도 슈퍼앱으로 버전업 된다. 걷기 관리와 대사증후군 관리, 금연클리닉, 서울체력 9988, 건강장수센터, 브레인핏45, 복약관리 등 개인 건강관리를 한 곳에서 통합 관리해주는 종합 플랫폼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개인별 걷기 성과에 따라 최대 3~10% 보험료 할인제도를 도입해 자발적인 건강 습관 형성을 유도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시는 생명보험협회와 협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정희원 서울건강총괄관은 "시간이나 경제적 여건에 상관없이 시민 누구나 건강한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생활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책과 시스템의 역할"이라며 "저속노화를 위한 고속정책을 추진하는 도시를 목표로 시민들의 건강을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가 꿈꾸는 도시는 모든 시민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일상을 누리는 건강도시"라며 "개인 실천을 넘어 시민 맞춤 정책과 사회시스템으로 시민건강을 뒷받침하겠다. 서울시는 건강을 시정 중심 가치로 끌어올려 세계적인 건강 도시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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