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벌금 2400만원, 황교안 벌금 1900만원 선고
국회법 위반 혐의 관련 벌금형 모두 500만원↓
재판부 "국회 의사결정방식, 의원 스스로 위반한 첫 사례"
국민의힘 "민주당 의회독재 드러난 사건…檢 판단 지켜볼 것"
자유한국당 당대표와 원내대표였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각각 벌금 1900만원과 벌금 2400만원을 선고 받은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벌어진 충돌 사건과 관련해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관계자들에 대한 1심 선고가 20일 내려졌다.
사건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벌금 2400만원,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현 자유와혁신 대표)에게는 벌금 1900만원이 선고되는 등 피고인 모두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국회선진화법(국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의원직 상실형인 벌금 500만원에 못 미치는 형량이 선고돼 현역 국회의원의 경우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法 "국회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훼손한 사건"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11부(장찬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국회법 위반 혐의를 받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등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열었다. 지난 2020년 1월 이들이 재판에 넘겨진 이후 5년10개월 만이다.
재판부는 나 의원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2000만원을, 국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황 대표에 대해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1500만원, 국회법 위반 혐의의 경우 벌금 400만원이 선고됐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김정재 정책위의장에게는 벌금 1150만원(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1000만원·국회법 위반 혐의 150만원)이 선고됐고 이만희 의원은 벌금 850만원(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700만원·국회법 위반 혐의 150만원), 윤한홍 의원 벌금 750만원(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600만원·국회법 위반 혐의 150만원), 이철규 의원에게는 벌금 550만원(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400만원·국회법 위반 혐의 15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국회의원의 경우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형 이상을 선고받거나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해(국회 회의 방해죄) 벌금 500만원 이상을 선고받을 경우 5년간,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그러나 현역 국회의원인 피고인들의 경우 이날 선고공판에서 국회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는 모두 벌금 5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벌금형이 선고돼 전원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김태흠 충남지사가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은 뒤 나오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밖에 이은재·민경욱 전 의원과 김태흠 충청남도지사(전 국회의원) 등 전직 의원 및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모두 벌금형이 선고됐다.
당시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및 관계자들은 지난 2019년 4월 채이배 당시 바른미래당 의원을 의원실에 감금하고 의안과 사무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회의장을 점거해 법안 접수 업무와 회의 개최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당시 국회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법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법안 등 주요 쟁점법안을 놓고 여야가 극한 대치를 벌였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 공판에서 국회회의장 소동 혐의를 제외하고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은 대부분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을 비롯한 당시 한국당 의원들은 숙의의 전당인 국회 내에서 물리력을 동원해 여·야 4당 측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을 방해하고, 국회 의안과 직원 및 경위 등의 공무수행을 방해했다"며 "이는 국회가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마련한 국회의 의사결정방식을 그 구성원인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위반한 첫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분쟁의 발단이 된 쟁점법안의 당·부당을 떠나 국회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훼손한 사건임은 부인할 수 없다"며 "특히 헌법과 법률을 누구보다도 엄격하게 준수해야 할 국회의원 신분인 피고인들이 합법적인 수단이 아닌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하여 동료 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저지하거나 국회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한 것이므로,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고,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쟁점법안과 개선(상임위 위원 교체)행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부당성을 공론화하려는 정치적 동기로 이 사건 범행에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개선행위 당시 위헌, 위법성에 의문을 품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행사한 유형력의 정도는 비교적 중하지 않고 대체로 상대방의 출입 등을 막아서는 등의 간접적인 형태로 진행됐다"며 "사건 발생 이후 지난 2020년 21대 총선, 2022년 8회 지방선거, 2024년 22대 총선 등의 과정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국민의 정치적 평가는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들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나경원 "민주당 독주 막을 최소한의 수단 인정 받아"
판결에 대해 나 의원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지만 아쉬움은 있다"면서도 "민주당의 독주를 막을 최소한의 수단을 인정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실제적으로 국민에게 피해가 없고 오히려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법원이 질타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의원들이 상의해서 항소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주 의원은 대장동 사건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 사례를 언급하며 "이 사건은 오히려 민주당 의회독재가 드러난 사건이기 때문에 어떻게 검찰이 판단할 것인지 똑똑히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벌금 2400만원을 선고 받은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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