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로저비비에 의혹' 김기현 소환 불발…오는 18일 출석 재요청

압수수색 현장서 출석 불응 의사 수 차례 밝혀

"조사 반드시 필요…절차에 따라 재출석 요청"

김건희특검이 '로저비비에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실과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에 착수한 17일 국회의원회관 내 사무실에 김 의원이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의 '로저비비에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소환을 시도했으나 불발 됐다. 특검팀은 김 의원에게 재차 출석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김 의원은 금일 압수수색 현장에서 특검의 소환요청에 응할 뜻이 없음을 특검 측에 수 차례에 걸쳐 밝혔다"고 언론에 공지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 의원의 서울 영등포구 의원회관 사무실과 성동구 자택에 수사 인력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김 의원의 차량 출입기록을 확보하고자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에 대한 강제수사에도 착수했다.

이번 압수수색영장에는 배우자 이모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공범으로 김 의원도 적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김 의원이 당선된 후 김 여사에게 시가 260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지난달 6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가방과 이씨가 쓴 감사 편지를 발견했다.

이씨는 지난 5일 특검팀에 '청탁금지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기도 했다. 특검팀은 당초 이씨만 피의자로 입건했는데, 가방 결제 대금이 김 의원의 계좌에서 빠져나간 정황을 포착해 함께 피의자로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씨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지원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 김 여사에게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줬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제품 구매 시점은 2023년 3월16일로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공모해 통일교 신도 2400여명을 입당시켜 김 의원을 당 대표로 밀었고, 그 대가로 통일교 측에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고 본다.

특검팀은 이 같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전날 날짜를 출석일자로 해 김 의원 측에 우편 소환통보를 했으나 폐문부재로 송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의원과 보좌진은 전날까지 특검으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지 않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특검팀은 "금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김 의원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오는 18일 절차에 따라 김 의원에 대한 재출석 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