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명 중 1명은 어르신…전국 덮친 초고령사회 [인구절벽2.0②]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입력 2026.01.14 11:25  수정 2026.01.14 14:13

전체 인구 급감 속 생산가능인구 기반 흔들

고령화 속도 세계 1위…멈춘 성장 엔진 깨워야

수도권 비수도권 격차 최대…해법 모색 절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청년 세대의 부양 부담 가중을 형상화한 그래픽 이미지. 수트 차림의 젊은 노동자들이 수많은 노인이 앉아 있는 무거운 플랫폼을 어깨에 짊어진 채 힘겨워하고 있다. ⓒ제미나이

대한민국 인구 지도가 갈수록 붉게 물들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5년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제 명실상부한 ‘초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했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084만822명으로 전년 대비 5.69% 급증하며 전체 주민등록 인구(5111만7378명)의 21.21%를 기록했다.


국제연합(UN) 기준 고령 인구 비중이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되는데, 한국은 이 임계점을 완전히 넘어선 것이다.


서울·제주마저 고령화 늪으로…전국 75%가 초고령 지역


고령화의 파고는 이제 대도시와 도서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이번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서울(20.43%)과 제주(20.09%)가 사상 처음으로 고령 인구 비중 20%를 돌파했다는 점이다.


이로써 전국 17개 시·도 중 11곳이 초고령사회로 분류됐다. 전남(28.46%)과 경북(27.46%)은 이미 30% 선에 육박하고 있다.


기초자치단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전국 226개 시·군·구 중 고령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곳은 170곳으로 전체의 75.2%에 달한다.


특히 경북 의성군(49.20%)과 대구 군위군(48.96%)은 주민 2명 중 1명이 고령자인 상황이다. 지역별 편차도 극명해져 비수도권 고령 인구 비중(23.69%)은 수도권(18.82%)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이는 청년층의 수도권 이탈과 맞물려 지역 소멸 위기를 가속화하는 핵심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희망적인 지표도 일부 포착됐다. 지난해 출생(등록)자 수는 25만8242명으로 전년보다 6.56% 늘어나며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성비 역시 여아 100명당 남아 105.71명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러한 ‘미약한 반등’이 인구 구조의 거대한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사망자 수(36만6149명)가 출생자 수를 크게 상회하면서 주민등록 인구는 6년 연속 감소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미래 성장 동력인 젊은 층 감소세는 공포에 가깝다. 아동 인구(0~17세)는 664만4957명으로 1년 만에 3.36%가 줄었다. 청소년 인구(9~24세)와 청년 인구(19~34세) 역시 각각 2.92%, 1.98% 감소했다.


생산가능인구의 핵심인 청년층 비중이 18.92%까지 추락하면서 노동력 부족에 따른 경제 활력 저하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인구 무게중심이 급격히 상층부로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세대 간 부양 부담’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멈춰가는 경제 엔진과 인구 구조의 위기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며 생산가능인구의 핵심인 청년층 비중이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국가 경제의 활력이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저하되는 상황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일러스트. ⓒ제미나이
전문가 “지역 소멸 막으려면 정주 여건 혁신부터”


수도권 집중 현상은 인구 절벽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 인구는 2608만1644명으로 전체의 51.02%를 차지했다. 비수도권과의 인구 격차는 104만5910명으로 벌어져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모여든 20대(4만8444명↑)와 달리, 비수도권은 고령층 위주로 인구가 유입되는 극심한 인구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출산 장려를 넘어 이민 정책 유연화와 정년 연장, 그리고 지역 소멸 방지를 위한 거점 도시 육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돌봄 수요의 폭증을 지역 내에서 자생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절실한 시점이다.


강영권 한국지방행정연구원(KRILA) 사회혁신센터장은 최근 인구 통계 분석을 통해 “초고령화는 단순히 노인 인구가 많아지는 현상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유지 기반이 무너지는 생존의 문제”라며 “중앙정부 주도의 획일적 복지를 넘어 각 지자체가 고령 세대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실버 경제를 통해 지역 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과감한 분권형 인구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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