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정청래發' 1인1표제 의견충돌
황명선 "차기 전당대회부터 도입하자"
강득구 '우려'에 박수현 '해당행위' 발언
갈등…"최고위원에 재갈 물리려고 하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재추진하는 '전 당원 1인1표제'를 놓고 지도부 내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가 공개 충돌했다. 친명계 측에선 1인1표제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정청래 대표의 '연임 포석'이라는 의구심을 드러내며 다음 전당대회 이후 적용하자고 강조한 반면, 친청계 측에선 지난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가 선출된 주요 배경은 표의등가성 확립이라며 제도 개선의 정당성을 부각했다.
친명계로 꼽히는 황명선 최고위원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인1표제를 도입하되 다음 전당대회 이후에 적용하는 것으로 당헌·당규를 개정하자"며 "선거 룰을 개정한 당사자들이 곧바로 그 규칙에 따라 선출된다면 셀프 개정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내용이 아무리 옳더라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정당성과 신뢰가 손상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청계 문정복 최고위원은 "정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원주권 실현' 원칙을 갖고 1인1표제를 공약했고, 당원들의 압도적 찬성으로 당선됐다"며 "(앞서 중앙위원회에서 1인1표제 개정이 당원들의) 높은 투표율에도 (중앙위)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고, 이후 최고위원 보궐선거 과정에서도 후보들이 전적으로 1인1표제에 찬성했다. 그거라면 당의 총의는 모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와서 다른 부차적인 이유로 이걸 다시 보류하거나 문제를 삼는 건 그동안 당원들에 얘기했던 민주당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라며 "'차기 지도부부터 1인1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은 또 다른 프레임을 만드는 일이고, 또다른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지금까지 당에서 일사불란하게 정리해왔던 내용들이 지금 실현되고 실천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성윤 최고위원도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 1인1표제에 대해 모든 후보가 찬성했고 충분히 공론화된 만큼, 당원들의 요구에 따라 당원주권 정당으로 반드시 나아가야 한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1987년 6월 항쟁 당시 직선제를 주장하자 대선에서 유리해지기 위한 정치적 주장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국민은 대통령 직선제를 이뤄냈다"고 덧붙였다.
1인1표제 개정으로 모든 표가 동일한 가치로 계산되면 권리당원보다 인원은 적고 당 활동을 오래한 대의원의 영향력은 줄어드는 반면, 인원이 많고 강성 주장을 내놓는 지지층의 입김은 한층 세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정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경쟁자인 박찬대 의원에게 대의원 표에서 패했으나, 권리당원 표에서 크게 앞서 당선됐다. 오는 8월 대표 선거에서 정 대표가 연임을 노리고 관련 규칙을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작용하는 배경이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18일 국회에서 현안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언주 최고위원은 회의 추가 발언을 통해 "당원주권 1인1표제 시행을 둘러싸고 (개정의) 의도라든지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토론이 활발한 것 같다. 이것이 민주주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토론을 일각에서 '해당행위'(라며) 입틀막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정신을 저버리는 것이고 이건 당대표 뜻도 아니라고 본다. 너무 민감하게 이 문제들을 갖고 날카롭게 하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의 '입'으로 일컫는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최근 1인1표제에 우려를 표한 친명계 지도부를 향해 "이런 논란을 촉발하는 것이 조금 더 가면 '해당 행위'라고 비난받아도 할 말 없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고 말한 뒤다.
박 수석대변인의 발언으로 강득구 최고위원이 격분했다. 강 최고위원은 당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기가차다. 재집권을 위한 전략을 얘기한 것이 해당행위냐. 대표의 뜻이냐"라며 "선출직이 발언한 걸 해당 행위라고 할 수 있느냐. 나같은 사람한테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강 최고위원의 반발에 박 수석대변인은 '오해'라며 달래기에 나섰지만, 1인1표제를 둘러싼 지도부 이견은 당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무위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나의 기자간담회 발언으로 강득구 최고위원의 오해가 있었다면, 그리고 본인의 발언권에 어떠한 침해를 받았다는 생각을 한다면 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1인1표 의결)과정에서 '발언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감히 최고위원들의 발언권에 대해 어떠한 말씀을 드린 바가 없다"며 "(다만) 회의 과정이 언론에서 기사화되는 과정에서 당에 어떠한 피해가 되는 결과로 귀착되면 그런 부분은 서로 주의해야 하지 않나라고 당 수석대변인으로서 말했을 뿐"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당무위를 열고 1인1표제를 위한 당헌 개정의 건, 대의원의 실질적 권한 및 역할 재정립 등에 관한 당규 개정의 건 등 10개 안건을 의결했다. 정 대표의 숙원사업인 1인1표제 등 당헌 개정안은 당무위에 참석한 인원 61명 중 59명 찬성으로 통과됐다. 개정안은 오는 22~24일 당원 여론조사를 거친 후, 내달 2일 중앙위원회 투표를 통해 도입 여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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