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임사건 관련 보관 서류 공개 거부할 수 있는 근거 마련
변협 "'증거 저장고' 아닌 '정의의 안식처'임을 확고히 공언한 것"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 ⓒ데일리안DB
변호사와 의뢰인 간 비밀유지권(Attorney-Client Privilege, ACP)을 보장하는 변호사법 개정안이 29일 국회를 통과했다.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 협회장 김정욱)는 "대한민국 사법 역사에 있어 인권 보호와 방어권 보장의 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킨 중대한 행보로 기록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재석의원 234명 중 찬성 201명·반대 9명·기권 24명으로 변호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변호사법 개정안은 비밀유지권(변호사법 제26조의2)을 신설해 변호사와 의뢰인이 법률 조력을 목적으로 이뤄진 비밀인 의사교환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와 함께 수임사건과 관련해 소송·수사·조사를 위해 작성·보관한 서류 및 자료(전자자료 포함) 역시 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대한변협은 변호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성명서를 발표하고 "(개정안 통과는) 변호사 사무실이 더 이상 수사기관의 증거 저장고가 아니라 국민에게 실질적 조력과 보호를 제공하는 정의의 안식처임을 확고히 공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한변협은 "대한민국 사법 체계는 그동안 변호사에게 비밀유지 의무만을 부과했을 뿐,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로부터 이를 보호할 권리는 부여하지 않았다"며 "수사기관은 이러한 입법 공백 상황에서 수사 편의를 이유로 관행처럼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의뢰인과의 내밀한 상담 내용을 무차별 수집하는 등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심각하게 형해화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ACP는 단지 변호사에 부여되는 특권이 아니다"라며 "형사소송의 당사자로서 법률 전문가의 실질적인 조력을 받기 위해 반드시 보장돼야 할 국민의 비밀보호권이자, 수사와 재판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헌법적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들은 이번 입법을 통해 국민의 헌법상 기본권인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완성함과 동시에 대한민국 사법 체계를 한 단계 격상시켰다"고 밝혔다.
대한변협은 정부와 사법당국을 향해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의 취지를 존중해 하위 법령 정비 및 수사 관행 개선 등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수사기관은 ACP가 헌법적 가치인 방어권 보장의 핵심임을 인식하고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소통을 존중하는 민주적 수사 기법을 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대한변협 또한 ACP 제도가 오남용되지 않도록 변호사의 직업윤리를 더욱 공고히 하고,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선진 사법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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