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주도로 임명된 특검인데…김건희 판결에 尹정부 '특검공세' 도마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1.30 00:10  수정 2026.01.30 00:10

尹정부 흔든 '주가조작·명태균' 무죄

국민의힘, 공세 기회 얻었지만…

'尹절연'에 개별 의원만 문제제기

법원 탓으로 돌린 與, '2차특검' 고삐

민중기 특별검사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여러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오자, 여당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통일교 뇌물 부분은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윤석열 정부 당시 '특검 정국' 동력이었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게이트 관련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기 때문이다. 야권 일부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임명한 특검이 기소한 사건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되레 여당은 사법부에 책임을 돌리는 모양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범여권 의원들은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가 조작과 명태균 게이트에 대해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며 "권력의 핵심은 보호하고 지엽적인 부분만 처벌한 명백한 '봐주기 판결'"이라고 비난했다.


여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가 전날 자본시장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여사에게 내린 판결이 '봐주기'라고 보고 있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 청탁과 함께 고가 물품을 전달받은 혐의는 일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 8개월이 선고된 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여론조사 관련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가조작과 명태균 게이트는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당시 사활을 걸고 특검을 추진한 사안이다. 지난 2023년 12월 21대 국회에서 시작된 이른바 '김건희 특검'은 4차례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에 막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내란·채상병 특검'과 함께 3대 특검으로 출범했다. 김건희 특검은 윤석열 정부 내내 김 여사의 꼬리표였던 '주가조작·명태균' 등 의혹을 진상규명하기 위한 조치였다.


민주당의 과반 의석은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내용을 일부 수정해 재발의를 거듭할 수 있는 동력이었다. 윤석열 정부 내내 '특검 정국'은 반복됐고, 여야 대치도 장기화됐다. 당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특검 중독증은 불치병 수준"이라며 정권 발목잡기에 반발했지만, 김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방어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법원이 주가조작과 명태균 여론조사 관련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국민의힘 일부에선 "민주당식 정치 선동의 실체가 분명히 드러났다"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수백억의 혈세로 진행되었던 길고 길었던 특검, 윤석열 정권 시작부터 물고 뜯었던 주가 조작과 명태균 사건 모두 무죄로 판결 났다"며 "민주당이 권력 찬탈을 위해서 국민을 상대로 얼마나 선전 선동을 일삼는지 확인되는 부분 아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유상범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수년간 민주당과 일부 좌파 세력은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과 이른바 '명태균 의혹'을 앞세워 특검을 요구하며 윤석열 정부를 집요하게 흔들었다"며 "이 의혹들은 윤석열 정권을 공격하기 위한 주요 정치 도구로 이용됐고, 나아가 탄핵 정국을 조성하는 명분으로까지 동원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늘 판결이 밝혀낸 것은 범죄의 실체가 아니라, 민주당과 좌파 세력이 만들어 온 정치 선동의 실체였다"며 "그럼에도 민주당은 사과도 반성도 없는데, 민주당이 주도해 임명한 특검이 기소한 사건임에도 무리한 기소와 정치적 책임에 대해선 단 한마디 반성 없이 오히려 사법부를 향한 공격만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 ⓒ뉴시스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번 법원의 판결을 들어 민주당에 책임론을 제기할 수 있지만, 공식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전 대통령과 절연을 시도 중인 만큼, 김 여사에 대해 방어적인 태세를 취하기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대여 투쟁의 활용할 소재가 생겼지만, 사용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인 것이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부적절한 형태의 금품을 받았다는 걸 가지고 무죄가 됐다고 해서 국민에 대해 면책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김 여사가 본인 처신에 대해 반성하고 돌아봐야 한다"면서도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경우 아쉬움이 있는데, 최종적으로 무죄가 선고됐다면 빨리 털고 왔으면 이런 일이 안 생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죄가 난 것에 대해 국민이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선 또 생각할 수밖에 없으며, 이 정도로 압박해 국정을 혼란시켰어야 하는가에 대해선 민주당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판사가 국민 여론이 어떤 것인지 모를 수 없기 때문에 봐주기 위해서 이렇게 재판했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에선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내 개별 인사는 입장을 내는 것 같지만, 당은 현재로선 입장을 내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이 운영하는 특검이 잘 운영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민주당에 대한 비판이 자유로운 것은 윤 전 대통령과 이미 절연한 개혁신당이다. 특히 명태균 게이트 관련 의혹의 중심에 있던 이준석 대표는 이번 판결을 두고 "민주당의 딜레마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그토록 외쳤던 특검의 간판 의혹이 법정에서 전부 무너졌다"며 "죄가 있는데 특검이 무능했던 것인가, 아니면 죄가 없는데 정치적으로 특검을 활용했던 것이냐. 어느 쪽이나 민주당의 과오"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법률 제목에 버젓이 박힌 명태균 게이트가 무죄"라면서 "특검은 전체적으로 징역 15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이 선고한 것은 징역 1년 8개월. 구형의 9분의 1토막으로 법원이 이번 특검의 수사에 증거가 부족했다고 공식 확인해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민주당은 청문회도 안 거치고 직접 추천하는 특별검사에게 파견 검사 120명을 몰아줬다"며 "군에 지급해야 할 예산을 지연시키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특검에 예산을 계속 쓰고, 그 결과가 나왔음에도 종합 특검으로 한 번 판 갈이 해서 혈세를 더 쓰겠다는 것은 부도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수 정당들이 김 여사 판결에 대한 입장 차이로 단일화된 공세를 펼치지 못하자, 범여권은 되레 사법부에 대한 공격과 2차 종합 특검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여론전을 펼치는 상황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정을 주무른 'V0' 비선 권력이자 사실상 공동 정권의 운영자였던 본질을 철저히 외면했다"며 "이번 판결로 수사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 만큼, 주가조작부터 양평고속도로, 여론조사 의혹까지 일괄 처리할 2차 종합 특검 도입의 당위성이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당 이득을 취한 명백한 증거가 있고, 공모 정황이 생생한 녹취로 있는데도 '알았지만 공모는 아니다'라고 강변하는 법원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며 "2차 종합 특검을 통해 법 앞에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끝까지 증명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주가조작을 단죄하기는커녕, 오히려 '승승장구'를 부추기는 판결을 내린 만큼, 외면된 사법정의를 반드시 바로잡겠다"며 "주가조작 혐의와 함께 무죄로 판단된 여론조사 혐의, 일부만 인정된 알선수재 혐의를 포함해 특검의 즉시 항소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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