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청년이 ‘준비 중’?…통계 명확성 낮추는 ‘착시’될 가능성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2.03 13:19  수정 2026.02.03 13:20

노동부, ‘쉬었음’→‘준비 중’ 명칭전환 검토

자발적 구직중단자, 취업 준비 상태로 ‘착시’

“합의된 용어 굳이 바꾸면 혼란줄 수도”

서울 시내 한 대학교 라운지에서 학생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청년을 ‘준비 중’ 청년으로 부르기로 한 가운데, 이같은 명칭이 통계의 명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장관은 지난달 8일 ‘2026년 노사정 신년 인사회’에서 “‘쉬었음 청년’을 ‘준비 중’ 청년으로 부르고자 한다”며 “준비 중 청년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같은 명칭변경은 청년층이 겪는 심리적 위축과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고용 지표 이면의 청년을 ‘비자발적 중단자’가 아닌 ‘능동적 준비자’로 재인식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정부가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적극적 행정을 펼치겠다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같은 명칭변경으로 구직 의사가 없는 ‘쉬었음’ 인구와 실제 구직 활동을 전제로 하는 ‘취업 준비자’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로 인해 고용 지표에 착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가 통계상 비경제활동인구는 그 사유에 따라 엄격히 구분된다. ‘취업 준비자’는 채용 시험을 기다리는 등 구체적인 구직 의사가 있는 인구다. 반면, ‘쉬었음’은 취업 의사나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경제활동 및 구직활동을 중단한 상태를 의미한다.


문제는 정부가 도입하려는 ‘준비 중’이라는 용어가 이 두 집단을 하나로 묶어버리는 뉘앙스를 풍긴다는 점이다.


자칫 구직 단념자나 단순 휴식 인구가 모두 ‘취업 준비’ 상태인 것처럼 비춰질 경우, 통계 지표에서 국민이 바라보는 정보가 왜곡될 우려가 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존의 ‘쉬었음’이라는 표현이 오랫동안 사용되면서, 그 정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미 이뤄진 상태”라며 “이를 굳이 바꿔 국민에게 잘못된 인상을 심어주거나 혼란을 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모든 ‘쉬었음’ 인구를 ‘준비 중’으로 정의하는 것 역시 실제와 다른 왜곡된 해석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며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비경제활동인구를 ‘준비 중’이라고 표현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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