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측 '피고인 비용 부담으로 김 여사에게 그림 제공' 증명 실패"
선거차량 대여비 명목 수천만원 불법 기부받은 혐의는 유죄 인정
김상민 전 부장검사. ⓒ연합뉴스
김상민 전 검사가 김건희 여사 측에 고가 그림을 제공하면서 지난 22대 총선 공천을 청탁했다는 혐의에 대해 1심 재판부가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22대 총선 출마를 준비하면서 선거용 차량 대납비를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돼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이현복 부장판사)는 9일 김 전 검사의 청탁금지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경우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의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이와 함께 추징금 약 4139만원도 명령했다.
구속 상태에 있던 김 전 검사는 이날 1심 선고에 따라 석방 절차를 밟게 된다.
김 전 검사는 지난 2023년 2월경 김 여사 친오빠인 김진우씨에게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제공하고 총선 공천과 인사 청탁을 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김 전 검사) 자신의 비용 부담으로 그림을 취득하고 김 여사에게 제공된 점에 대해 특검의 증명이 실패했다"며 "직무 관련성 또는 그림의 진품 여부와 무관하게 이 부분 공소사실은 무죄 판단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2023년 2월 초순경 김 여사에게 그림을 물어봤는데 엄청 좋아했다'는 발언을 김 전 검사로부터 들었다는 미술품 중개업자 강모씨의 진술을 비롯해 주요 진술들에 대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전 검사가 지난 2024년 4·10 총선 출마를 준비하면서 사업가 김모씨에게 선거용 차량 대여비 등 명목으로 4200만원을 불법 기부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민주 정치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정치자금법에서 엄격하게 정해놓은 기부 방법을 위반했다"며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 전 검사 측은 특검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수사에 대해 특검법상 수사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별건을 권한없이 수사하고 기소한 것이라며 공소기각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건희)특검법 2조 1항 16호의 '인지'의 구체적 의미는 수사 개시 절차로서의 수사 기관의 인지가 아니고 특검이 제1호 ~제15호 사건과의 관련성을 인식하게 된 것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해석된다"며 특검팀의 해당 혐의 수사가 ▲목적 관련성 ▲시간적 관련성 ▲수단 관련성 ▲결과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피고인은 약 14년 동안 검사로 재직한 법률 전문가로서 자신의 행위의 법적 의미에 관해서 누구보다도 잘 인식하고 인지할 수 있었던 입장"이라며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벌금형의 선처는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전 검사가 인식하고 있던 대납 금액의 상당액인 3500만원을 반환한 상태에서 기부금 전액이 추징되는 점 ▲14년 동안 공직에 있었던 점 ▲초범인 점 ▲구속 이후 상당 기간 구금 생활에 있던 점 등을 정상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판결 이후 김 전 검사 변호인은 취재진과 만나 "(김 전 검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부분에 대해 공직자로서 제대로 하지 못해 죄송한 입장"이라고 밝히면서도 "검사는 무죄 가능성을 검토한 다음 확신이 들 때 기소해야 하는데 특검은 결론을 찍어놓고 간다"고 특검을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위치한 서울법원종합청사. ⓒ데일리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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