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노사갈등 ‘협의체’로 해결 기대…26년만에 완전체 대화 복원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2.11 16:24  수정 2026.02.11 16:24

노동부, 민노총과 부대표급 협의체 발족

노란봉투법·주4.5일·정년연장 갈등 실마리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 ‘새로운 사회적 대화의 출발과 과제’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이어 민주노동조합총연맹, 경영계와 잇따라 부대표급 협의체를 발족하면서 사회적대화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를 통해 산적한 노동 현안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오랫동안 답보 상태에 머물렀던 노사 갈등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동부는 지난 9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한국노총과 ‘노정 협의체’ 발족식을 갖고 소통 창구를 공식화했다. 11일에는 민주노총과, 24일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도 부대표급 협의체를 가동한다.


특히 민주노총과 정기적인 소통 구조를 안착시킨 것은 1999년 노사정위원회 탈퇴 이후 2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노동계 양대 축이 모두 제도권 대화 테이블로 복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번 협의체 가동으로 노동 현장의 해묵은 과제들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노총은 이미 노란봉투법 안착과 주 4.5일제 도입 지원, 노조 회계 공시 폐지 등 27개 핵심 의제를 정부에 제안한 상태다. 민주노총 역시 인공지능(AI) 등장에 따른 산업 전환 대응과 모든 노동자의 노동 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 또한 실근로시간 단축과 퇴직연금제도 개선 등 굵직한 현안을 이번 협의체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 정책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대화의 물꼬가 터진 것과 함께 경영계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노동계와의 대화 채널이 먼저 구축되면서, 자칫 정책 수립 과정에서 경영계의 목소리가 소외되거나 노동계의 일방적인 요구가 관철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그간 ‘반쪽’ 평가를 받아온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기능을 이번 노정 협의체가 대체하며 경영계 입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경영계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경정 협의체’ 가동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동부는 지난달 22일 이미 경총과 실무 협의를 마쳤으며, 오는 24일 부대표급 운영협의체를 통해 경영계의 애로사항과 정책 제언을 폭넓게 수용할 방침이다. 정부는 노정 및 경정 협의체라는 이중 소통 창구를 통해 노동 정책에 대한 노사 모두의 의견을 균형 있게 청취하고 정책의 현장 수용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는 “그동안 민주노총이 정부와의 공식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노동계가 양보할 내용을 미리 정해놓고 설득하는 과정이 반복됐기 때문”이라며 “이번 협의체 가동이 노사갈등 해결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서는 노사정 간의 인식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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