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미신고 옥외집회 일률처벌은 과도…소규모 등 예외 둬야"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2.26 16:24  수정 2026.02.26 16:25

미신고 옥외집회 형사처벌 집시법 조항 헌법불합치 결정

"예외조항 설계는 입법자 몫…사전신고 의무는 합헌"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2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착석해 있다.ⓒ뉴시스

사전에 신고하지 않은 옥외집회를 예외없이 일률 처벌하도록 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다만 사전 신고 의무를 부과한 조항에 대해선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26일 사전 미신고 옥외집회에 대해 형사처벌하도록 한 집시법 제22조제2항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재판관 9명 중 4명(김상환·김형두·정정미·오영준)은 헌법불합치, 4명(정형식·정계선·김복형·마은혁)은 위헌, 1명(조한창)은 합헌 의견을 냈다.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지면 국회는 정해진 개정 시한까지 법을 개정해야 한다. 헌재는 법적 공백이나 사회적 혼란을 고려해 현행 규정을 유지하되, 2027년 8월31일까지 개선 입법하도록 했다.


집시법 제22조제2항은 옥외집회 시작 최소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도록 한 동법 제6조제1항을 어길 경우, 시위 주최자를 2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객관적으로 타인의 기본권이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침해할 위험성이 매우 적고 실제로 평화롭게 진행·종료된 집회까지 예외 없이 처벌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짚었다.


이어 "처벌조항의 위헌성은 미신고 집회를 처벌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위험성이 매우 적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예외조항을 전혀 두지 않는 데 있다"며 "구체적인 예외조항 설계는 입법자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규모 집회까지 사전 미신고를 이유로 일률 처벌하도록 한 조항은 자칫 집회의 자유를 지나치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취지다. 헌재는 다만 사전신고 의무를 규정한 집시법 제6조제1항에 대해선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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