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한 의협, 대정부 투쟁 공식화
총파업은 유보한 채 의정협의체 통한 협상 가능성 열어
복지부 “요구-협상 형태는 아냐”…실질 협의 주목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왼쪽)과 김택우 의협 회장 ⓒ연합뉴스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을 겪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부와의 ‘의정협의체’를 통해 의료현안에 대한 실질적인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는 ‘대정부 투쟁’을 언급했지만 ‘총파업’ 등 강경 대응은 접어두고 협의체를 중심으로 정책 논의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대의원회는 지난달 28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맞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을 선포했다. 대의원회는 결의문에서 “정부의 일방적 증원 정책을 의료 붕괴를 초래하는 ‘정치적 폭거’로 규정한다”며 “14만 회원의 단합된 의지를 담아 의료체계의 근간을 지키기 위한 전면적인 투쟁에 돌입함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다만 의협은 대정부 투쟁을 공식화하면서도 총파업 등 구체적인 행동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다. 특히 이날 임시총회 안건인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의 건’은 재적 대의원 125명 가운데 찬성 24표, 반대 97표, 기권 4표로 부결됐다. 비대위 구성이 무산되면서 현 의협 집행부 중심으로 대응책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정부와의 공식 대화 창구인 의정협의체를 통해 의료현안에 대한 실질적인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현재 정부와 의정협의체 출범을 위한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건복지부와 이달 중 의정협의체 출범을 목표로 구성과 운영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필수의료 및 기피과에 대한 적정 보상, 의료사고 형사처벌 면책 법제화, 면허취소법 등 악법 개선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의협은 정부와 협회가 함께 참여하는 의정협의체를 구성해 지역·필수·응급의료 문제를 중심으로 실무적인 대안을 논의하자고 지속적으로 제안해왔다. 단순히 갈등을 관리하기 위한 형식적 대화 기구가 아닌 의료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설계하고 해법을 마련하는 책임 있는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의협은 이번 의정협의체가 과거처럼 여러 위원회가 산발적으로 운영되는 구조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의협이 1대1로 직접 참여해 의료정책의 방향과 중장기 청사진을 논의하는 실질적인 협의 구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현안별로 필요한 전문가들이 유연하게 참여할 수 있는 논의 체계를 통해 의료정책 전반을 종합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아직 협의의 구체적 방향이나 틀이 정해진 단계는 아니라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정부는 의료계와 필요한 사안에 대해 언제든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면서도 “협의체를 출범시켜 현안을 아젠다로 논의하거나, 의료계의 요구에 대해 정부가 협상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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