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사의뢰 착수…국고보조금 3억원 지급 보류
한국농아인협회 CI. ⓒ
한국농아인협회 운영 과정에서 고위 간부의 부적절한 행위와 예산 집행 문제 등이 다수 확인됐다. 정부는 수사를 의뢰하고 국고보조금 지원을 보류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농아인협회 특정감사와 중앙수어통역센터 위탁사업 점검 결과 협회 17건, 중앙수어통역센터 6건 등 총 23건의 부적절한 사항이 확인됐다. 기관경고 13건, 시정 9건, 통보 16건 등 총 49건의 처분이 이뤄졌다.
감사에서는 협회가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등 행사에서 수어통역사의 참여를 금지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장애인의 의사소통 지원을 방해한 정황이다.
협회 예산으로 고위 간부에게 약 3000만원 상당의 고가 선물을 제공한 사실도 드러났다. 세계 농아인대회 관련 예산 운용에서도 불투명한 정황이 확인됐다.
협회 운영 과정의 절차 문제도 확인됐다. 2020년 11월, 2020년 12월, 2021년 1월 열린 일부 이사회는 이사들에게 소집 통지를 하지 않은 채 진행됐다. 2024년 1월 열린 두 차례 이사회에는 무효인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선출된 이사들이 참석했다.
외유성 해외여행 사례도 드러났다. 협회는 세계농아인협회 운영 예산 부족에 대비해 관리하던 예비비를 간부들의 태국 치앙마이 여행에 사용했다. 일정은 관광지 방문 중심으로 구성됐고 현지 장애인 단체와 교류 활동은 없었다.
인사·보수 운영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성 비위 의혹으로 업무배제된 간부가 업무배제 기간 중 전자문서 21건을 결재한 사실이 드러났다. 내부 규정상 상임이사 직책보조비는 월 150만원이지만 2023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월 300만원으로 인상해 지급됐다.
지급 대상이 아닌 중앙수어통역센터장에게도 직책보조비가 지급됐다. 초과 지급된 금액은 총 4300만원으로 확인됐다.
장애인고용장려금 배분 과정에서도 기준 없이 일부 지역협회에 소송비 명목으로 금액을 공제하거나 지급을 보류한 사례가 확인됐다.
정부는 이 가운데 수어통역사 참여 금지 지시, 고가 선물 제공, 세계 농아인대회 예산 운용 문제 등에 대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과 형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초과 지급된 직책보조비 4300만원은 환수하도록 했다.
또 협회의 자체 개선 노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2026년 목적사업 수행을 위한 국고보조예산 약 3억원 지급을 보류했다. 지원 재개 여부는 수사 결과와 처분 요구 이행 여부, 협회의 개선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수어통역센터 운영 구조도 손질한다. 전국 206개 수어통역센터가 특정 단체 중심으로 운영되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설치·운영 주체를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법인 등으로 확대한다. 센터장 채용과 운영 규정, 회계 처리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관리·감독도 강화한다.
협회가 감사 결과를 이행하지 않거나 개선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국고보조사업 제한, 중앙수어통역센터 위탁 계약 조기 종료, 협회 설립허가 취소 가능성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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