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성공보수 금지가 착수금 부풀려"…대법 판례 11년만에 뒤집힐까 [디케의 눈물 360]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03.24 17:21  수정 2026.03.24 17:27

중앙지법, 형사 승소 변호사에 성공보수 지급 인정 판단…대법 판단 주목

법조계 "기존 판례, 사선 변호인 도움 받으려는 피의자·피고인 권리 위축"

"성공보수 공식 인정 안 돼 착수금에 포함, 비용구조 왜곡…부작용 매우 커"

"판결 확정되면 선임 계약 유연해질 것…변호사 책임성·의뢰인 보호 강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데일리안DB

형사사건에서 승소한 경우 변호사에게 성공보수를 지급해야 한다는 하급심 판단이 나왔다. 변호사 성공보수를 무효로 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11년 만이다. 법조계에선 이번 판결을 계기로 형사사건 성공보수 금지 관행의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성공보수 금지로 고액 착수금 중심의 기형적 비용 구조가 고착화됐고, 이는 의뢰인 부담 가중과 변론의 질 저하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3부(당시 재판부 최성수 임은하 김용두 부장판사)는 지난 1월23일 A 법무법인이 B씨 등을 상대로 낸 약정금 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 B는 A 법무법인에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약정금 3300만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B씨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2019년 11월 1심에서 징역형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심에서 A 로펌과 위임 계약을 맺으면서 무죄가 확정될 경우 성공 추가보수금 33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B씨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됐는데도 성공보수를 지급하지 않았고, A 법무법인은 약정금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1심 재판부는 A 법무법인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는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른 것이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형사사건에서 성공보수약정은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 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을 저해하고 의뢰인과 일반 국민의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를 현저히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모든 형사사건에서의 성공보수 약정이 곧바로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 및 윤리성에 반한다거나 사법 정의를 훼손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해당 약정이 변호사로 하여금 위법하거나 부당한 수단을 동원하도록 유인하는지 또는 형사사법의 공정성과 적정성을 실질적으로 해할 위험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또한 "오늘날 변호사들은 형사사건에서 높은 착수금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성공보수 약정을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형사사건에서의 성공보수 약정 금지가 고액의 착수금을 설정하는 기형적인 형태로의 변형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 사건은 B씨의 상고로 대법원에 올라가 있다. 대법원이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할 경우 형사사건 성공보수에 관한 판례가 11년 만에 바뀌게 된다.


ⓒAI 이미지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예전처럼 인맥, 학맥으로 무죄와 감형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에서 형사 성공보수만 공서양속에 반해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은 납득하기 어렵다. 일률적으로 무효라고 볼 당위성도 없고 형사 변호사의 노력을 무시한다고 보여진다"며 "사선 변호사 도움을 받아 수사, 재판 절차를 진행하려는 피의자, 피고인들의 권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된다면 선임 계약을 조금 더 유연하게 할 수 있고, 억울한 피의자, 피고인들이 조금 더 쉽게 사선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성공보수 무효 판례를 악용하여 착수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의뢰인들 때문에 피해를 보는 변호사들이 적지 않아 착수금을 높게 설정하다 보니 사선 변호인 도움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동찬 변호사(더프렌즈 법률사무소)는 형사사건에서 성공보수가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면서 실제로는 착수금에 이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비용 구조가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범죄 등 중대 사건에서는 수천만원대 착수금 부담이 커지고, 반대로 단순 사건은 '공장식 처리'로 흐르는 부작용이 나타났다"며 "착수금과 성공보수를 분리해 성과에 따른 보상이 이뤄져야 변호사의 책임성과 의뢰인 보호를 함께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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