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는 사라지고 허니버터칩은 남았다 [유행 vs 스테디①]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4.01 14:01  수정 2026.04.01 15:00

누적 5500억의 ‘독주’ VS 9개월 만에 꺾인 ‘신기루’

두바이초콜릿이 유행하더니 곧 두바이쫀득쿠키가 등장했고, 젤리 얼려먹기 유행이 지나가자 이번에는 봄동비빔밥과 버터떡이 화제가 됐다. 한 메뉴가 익숙해질 즈음이면 다른 메뉴가 곧바로 치고 올라온다. 유행 음식의 교체 주기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아졌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유행 음식’에서 ‘스테디 메뉴’로 위치를 옮겨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음식도 존재한다.


허니버터칩 ⓒ해태제과

한 철 유행과 스테디 메뉴의 지위를 동시에 누린 대표 사례가 2014년 출시된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다. 출시 초기 품절 대란 자체가 뉴스가 될 만큼 폭발적인 열풍의 중심이었던 이 제품은,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고 ‘달콤한 감자칩’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선점하며 스테디셀러로 안착했다. 당시 농심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맛’, 코스모스제과 ‘케틀칩 허니앤버터맛’ 등 쏟아졌던 수많은 파생 상품이 모두 단종된 것과 달리, 허니버터칩은 2024년 10월 기준 누적 매출 5500억원, 누적 판매 3억 6000만 봉지를 돌파했고 지금도 유행을 넘어선 장기 흥행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그러나 ‘허니버터칩’처럼 유행 음식이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의 음식은 반짝 인기를 뒤로 하고 사라진 상황이다. 2019년 마라탕과 함께 인기를 끌었던 흑당버블티는 한때 유튜브와 블로그에서 10곳이 넘는 브랜드의 맛을 비교하고 일명 ‘도장깨기’를 하는 문화가 퍼졌다. 그러나 현재 흑당버블티를 메인으로 한 가게는 대부분 사라지고 밀크티 브랜드인 공차와 중국 차 브랜드인 헤이티, 차백도 정도가 홍대, 강남 일부에 남아 있는 정도다.


대표 브랜드였던 타이거슈가는 2020년 52개 매장까지 몸집을 키웠지만 현재는 고속터미널점, 광교점, 판교점 단 3개뿐이다. 흑화당도 2021년 21개에서 2023년 6개로 감소했으며 현재 홍대점 하나만 남아있다. 이 밖에도 더앨리 등 유행에 편승했던 브랜드들은 모두 경기도 외곽이나 중국인들이 많은 홍대에 1~2개 지점만 남게 됐다.


탕후루 ⓒ게티이미지뱅크

탕후루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과일꼬치에 설탕을 묻혀 먹는 중국 간식으로 인천 차이나타운, 명동 등에서 판매되다가 2023년 음식 소리를 극대화한 ASMR 콘텐츠가 유튜브, 틱톡 등에서 유행하며 본격적으로 흐름을 타게 된다. 대표 브랜드 달콤왕가탕후루는 2023년 하반기 약 420개 수준까지 매장을 늘리며 열풍의 중심에 섰지만, 현재는 78개로 대폭 감소했다. 훠궈, 마라탕, 라티아오 등 중국 음식이 1020 사이에서 인기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탕후루가 9개월 정도 반짝 유행 후 최단기 퇴장한 이후 음식의 화제성은 급격하게 짧아진 흐름이다. 2025년 10월부터 입소문을 타고 품절 대란, 1개에 1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유행과 논란의 중심에 섰던 두바이쫀득쿠키(이하 두쫀쿠)가 약 3개월 만에 봄동비빔밥, 버터떡, 창억떡 호박인절미 등에게 주도권을 뺏긴 것만 봐도 그렇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서울 강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두쫀쿠는 1인당 1개로 구매 수량을 제한할 정도였지만, 점점 2개, 3개로 구매 제한을 늘렸고 지금은 제한 없이 판매하고 있다”며 “대신 최근에는 손님들이 먼저 버터떡은 없느냐고 물어볼 정도로 관심이 옮겨 갔다. 실제 수요와 판매량도 지금은 버터떡 쪽이 압도적으로 잘 팔려 유행에 따라 메인 상품을 바꿀 수밖에 없고 그게 유행 주기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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