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천재들의 몰락’ 배신당한 팬들도 슬프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3.07.04 10:21  수정 2013.07.04 17:24

방성윤 폭행 혐의, 정상헌 처형 살해 혐의

강동희 승부조작 이어 계속된 농구계 비극

전 프로농구 선수 정상헌. ⓒ 울산 모비스

한때 그들에겐 '농구천재'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누군가는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레전드의 반열에도 올라봤고, 누군가는 한국농구의 미래라고 불렸다. 하지만 지금 그들에게 남은 것은 사라진 과거의 영광과 함께 범법자라는 추악한 타이틀뿐이다.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며 한국농구에 애정을 키웠던 팬들이 느끼는 배신감과 상처도 크다.

방성윤(31)과 정상헌(31), 82년생 동갑내기인 이들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농구 유망주이자 라이벌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고질적인 부상과 자기관리 실패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일찍 은퇴한 뒤 끝없는 추락의 길을 걸었다.

방성윤은 최근 지인의 동업자 김모 씨로부터 상습 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지난 1월부터 수개월간 경찰조사를 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검찰로 송치돼 소환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방성윤은 골프채와 BB총, 아이스하키 스틱 등을 통해 고소인에게 수시로 폭행과 학대를 일삼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은 코트에서의 화려한 플레이와 깔끔한 매너만을 기억하고 있던 팬들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정상헌의 혐의는 더욱 경악스럽다. 3일 아내의 쌍둥이 언니 최모 씨(32)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정상헌은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처형을 살해한 데 이어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인근 야산에 암매장 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를 받고 있다.

정상헌은 현역 시절에도 잦은 기행과 불안정한 멘탈로 수차례 도마에 올랐다. 주목받던 유망주 시절에도 자주 숙소를 이탈하는가하면, 불성실한 태도와 나약한 정신자세로 조직생활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 모비스에서 방출돼 은퇴한 이후에는 일정한 직업이나 고정 수입 없이 방황의 시간을 보냈고, 처가 쪽 식구들과의 갈등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농구계에 2013년은 그야말로 악몽의 연속이다. 이미 지난 3월에는 한국농구 역대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꼽히던 강동희 전 원주 동부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돼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현역 프로스포츠 사령탑으로 승부조작에 연루돼 구속된 것은 처음이었다. 특히,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레전드로 꼽히던 강동희라 팬들의 실망과 배신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방성윤과 정상헌은 비록 더 이상 현역 농구인은 아니지만, 대중에게 그들의 이름은 여전히 농구라는 키워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다. 한국농구로서 그야말로 전현직 스타들이 줄줄이 '역대급 오명'에 연루되며 이미지에 망신살이 뻗쳤고, 농구팬들에게는 농구 역사 추억의 한 페이지가 송두리째 뜯겨져나가는 아픔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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