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스마일맨' 이대호 격분케 했나
6회 헛스윙 삼진 후 애매한 심판판정에 격분
계속된 텃세에 결국 폭발..네티즌 이대호 지지
이대호(31·오릭스)는 국내에서 활약하던 롯데 시절부터 '쿨가이'로 통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거나 슬럼프에 빠져도 초조한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았고, 짓궂은 팬들의 야유에도 가벼운 웃음으로 넘겼다. 위협적인 거구의 이미지와는 달리, 심판에게 크게 어필하거나 상대 선수와 마찰을 빚는 일도 거의 드물었다.
그런 이대호가 일본에서 폭발했다. 그것도 야구인생에서 첫 퇴장까지 당했다. 28일 일본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 세이부돔서 열린 2013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와 원정경기에서 이대호는 6회초 3번째 타석에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심판 판정에 격분, 강력하게 항의하다 퇴장 조치를 당했다.
이대호는 볼카운트 1-2에서 세이부 선발 기시 다카유키의 4구째 커브가 배트 끝에 맞았다고 주장했지만 심판은 삼진아웃을 선언했다. 항의하던 이대호는 심판에게 '판정 똑바로 보라'는 의미의 제스처를 취하며 덕아웃으로 향했다. 이에 심판은 이대호에게 퇴장을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모리와키 히로시 감독도 심판에게 달려 나와 거칠게 항의하다가 퇴장 당하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심판에 대한 이대호의 언행이 다소 지나친 면도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이대호 역시 단순히 이날 판정 하나만을 놓고 불만을 토로한 것이 아니었다. 이대호는 일본진출 이후 외국인 선수로서 암암리에 판정에서 일본 선수들에 비해 불이익을 받는다고 생각해왔다.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보이지 않는 텃세는 일본야구에서도 엄연히 존재한다. 스트라이크·볼 판정이 모호한 경우가 많았고, 심지어 같은 경기에서도 일관성이 부족한 판정이 여러 차례 나왔다. 그동안은 과격한 어필을 자제해왔지만 이날은 그동안 쌓여왔던 감정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이날 이대호를 퇴장시킨 니시모토 구심은 한국 선수들과는 이전부터 악연이 있었던 인물이다. 이승엽이 요미우리에서 활약하던 2006년 6월 11일 지바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롯데 전에서 3회 이승엽의 홈런을 무효 처리한 오심으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국내 팬들은 이승엽 사건과의 연관성을 거론하며 이대호의 퇴장 판정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퇴장 소식이 알려지며 국내 팬들은 대체로 이대호에 대해 격려의 반응이 우세하다. "순둥이 같은 이대호가 저 정도로 화를 낼 정도면 정말 열 받은 듯" "할 말은 해야 한다. 외국인 선수라고 가만히 당하고 있으면 더 우습게 본다" 등의 글로 이대호의 행동을 지지했다. 니시모토 구심에 대해서는 "한국 선수들과 무슨 악연이 있나" "잘잘못 따져서 자격 있는 심판은 징계해야한다" 등 격앙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