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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8위’ 모예스 맨시티전 당황…퍼거슨 공백 절감


입력 2013.09.23 09:31 수정 2013.09.23 09:39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지역라이벌 맨시티에 1-4 참패..조직력도 무너져

강팀 상대로 모예스 감독 흔들..퍼거슨 존재 그리워져

모예스 감독은 전임자만큼의 승부사 기질은 없었다. ⓒ SBS ESPN

2013-14시즌 첫 맨체스터 더비에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먼저 웃었다.

맨시티는 23일 자정(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서 열린 ‘20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해 맨유)를 4-1 완파했다. 맨유는 2승1무2패(승점7)로 8위까지 추락했다.

은퇴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간판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 부상 공백이 어느 때보다 뼈아팠다. 가장 확실한 공격옵션인 판 페르시가 결장하면서 모예스 감독은 루니와 웰벡의 잉글랜드 국가대표 콤비를 내세웠지만 맨시티 문전을 위협하지 못했다.

반면, 맨시티 공격은 빠르고 날카로웠다. 홀로 2골 넣은 아구에로를 중심으로 나스리, 투레, 나바스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은 다채로웠고,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는 전광석화 같은 역습으로 맨유 문전을 끊임없이 맹폭했다.

맨유는 최근 몇 년간 이적시장에서 맨시티와 첼시 같은 부자구단들에 밀렸다. 올해 이적시장에서는 대형 선수보다는 루니를 잔류시키는 것만으로도 벅찼고, 막바지에 중앙 미드필더 마루앙 펠라이니를 영입했지만 가장 필요로 했던 플레이메이커와 수비수 보강에는 실패했다. 여기에 판 페르시마저 갑작스럽게 빠지면서 맨유는 맨시티와의 중원싸움에서 전반적으로 밀렸다.

그나마 한정된 전력보강 속에서도 맨체스터 더비의 균형을 잡아줬던 것은 바로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의 존재였다. 퍼거슨 감독은 2년 전 올드트래포드에서 맨시티에 1-6 참패하며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컵을 빼앗기는 굴욕을 겪기도 했지만, 절치부심한 이듬해 우승컵을 탈환했다. 한정된 자원에서 최상의 전력을 끌어내는 퍼거슨 감독의 수완 덕이었다.

이날 맨체스터 더비에서 퍼거슨 감독 공백이 가장 두드러진 장면은 역시 전반 막바지와 후반 초반 이어지는 맨유의 집중력 난조였다. 전반 16분 아구에로에게 불의의 선제골을 내줄 때만 해도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지만, 전반 추가시간 아야 투레의 추가골과 후반 초반에 연달아 터진 역습에서 아구에로-나스리 연속골은 한순간에 분위기를 맨시티 쪽으로 기울게 했다.

'헤어드라이기'로 악명 높은 퍼거슨 감독의 카리스마는 선수들의 집중력 해이를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라커룸에서 퍼거슨 감독의 질타를 받고 후반 맨유의 경기력이 달라진 경우도 여러 차례였다.

그러나 모예스 감독은 전임자만큼의 승부사 기질은 없었다. 전반에 2골을 내준 것만으로도 이미 맨유 선수들의 조직력은 질타를 받아야할 상황이었지만 후반이 시작되어서도 정작 분위기는 달라진 게 없었고, 무리하게 만회골을 노리다가 맨시티 역습에 좋은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에버턴 감독 시절부터 맨시티전에 약했던 모예스 감독은 4골까지 벌어지자 어떻게 손을 쓸 방법도 없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양팀 모두 신임 감독 체제 아래 치른 첫 더비였지만, 27년 만에 퍼거슨이 없던 맨체스터 더비의 후유증은 맨유 쪽에 더 큰 타격이 됐다. 모예스 감독은 맨유 사령탑으로 맞이한 첫 시즌에 첼시(0-0), 리버풀(0-1), 맨체스터 시티 등 강팀들을 상대로 부진해 지도력에 대한 의문부호가 더 커지게 됐다.

한편, 맨유에서 7시즌 뛰었던 박지성은 같은 날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필립스 아레나서 열린 ‘2013-14 네덜란드 프로축구 에레디비지에’ 7라운드 아약스와의 홈경기에서 풀타임 활약, 1골·1도움으로 4-0 대승을 주도했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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