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만 달러’ 헌터 펜스…추신수도 잭팟 터지나
추신수보다 낮은 평가 펜스, 대형 계약 이끌어내
1억 달러 이상 계약한다면 동양인 역대 최고액
‘류현진 천적’ 헌터 펜스(30·샌프란시스코)가 대박 계약을 맺으며 추신수(31·신시내티)에게도 긍정적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MLB.com은 29일(이하 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펜스가 소속팀 샌프란시스코와 5년간 9000만 달러(약 968억원)에 재계약했다고 전했다.
펜스는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을 전망이었지만, 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구단 측은 정규시즌이 끝나기 전 대형 계약을 안겨줬다. 펜스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월드시리즈 우승의 일등공신 역할을 담당했고, 올 시즌도 타율 0.282 27홈런 96타점 22도루로 맹활약했다.
펜스의 계약은 추신수 입장에서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추신수 역시 펜스와 마찬가지로 FA 자격을 얻는 가운데 타율 0.286 21홈런 54타점 20도루를 기록, 보다 더한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25개의 사구로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라있으며 출루율(0.424)과 득점(107개)은 나란히 내셔널리그 2위에 올라있다. 또한 내셔널리그 1번 타자로는 최초로 20홈런-20도루-100득점-100볼넷의 신기원을 이뤘고, 29일 피츠버그전에서는 세 차례 출루하며 올 시즌 전체 선수들 중 세 번째로 300출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앞서 추신수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추신수의 몸값이 1억 달러(약 1076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추신수를 노리는 뉴욕 메츠가 4년 4800만 달러 제안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도 나왔지만 펜스의 대형계약으로 가치는 보다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추신수의 가늠자는 펜스가 아닌 워싱턴의 제이슨 워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워스는 지난 2010시즌이 끝난 후 FA 자격을 얻었고, 워싱턴과 7년간 1억 2600만 달러에 사인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올 시즌 추신수와 같으며 에이전시도 보라스 코퍼레이션에 몸을 두고 있다.
기록 역시 두 선수는 묘한 평행선을 그린다. 워스는 지난 2010년 타율 0.296 27홈런 85타점을 기록했다. 장타력에서는 워스가 앞서지만 주루 플레이와 선구안 등 출루 부문에서는 추신수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 즉 두 선수가 비슷한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계약 총액에서도 엇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란 예상이 무리가 아닌 이유다.
FA 시장에서 보라스가 전면에 나선다는 점도 큰 지원사격이 아닐 수 없다. 역대 메이저리그에서 1억 달러 이상의 대형계약은 모두 46차례 나왔다. 이 가운데 보라스가 11번(23.9%) 성사시켜 슈퍼 에이전트의 위상을 높였다.
보라스는 지난 1999년 케빈 브라운(당시 LA 다저스)에게 메이저리그 최초의 1억 달러 계약을 안겼고, 2001년에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장 기간이자 최고액인 10년간 2억 5200만 달러에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텍사스로 이적시켰다. 이후 로드리게스는 2008년 10년간 2억 7500만 달러로 자신의 최고액을 보라스와 함께 경신했다.
만약 보라스가 원하는 금액을 이끌어낸다면 역대 첫 동양인 1억 달러의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지금까지 역대 최고액은 2008년 시애틀과 재계약한 스즈키 이치로의 5년간 9000만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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