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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배우 김준수, 끝없는 진화 “짜릿한 긴장감이 좋다”


입력 2013.12.14 00:11 수정 2013.12.16 19:37        이한철 기자

[인터뷰]뮤지컬 ‘디셈버’ 16일 개막 “배우로서 스펙트럼 넓히고파”

김준수가 16일부터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디셈버’ 무대에 오른다. ⓒ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가수로서의 무대는 너무 익숙해서 어떤 반응이 올지 미리 감이 옵니다. 그런데 뮤지컬은 전혀 판단이 서지 않아요.”

어느덧 뮤지컬배우 4년차가 된 김준수(27)지만, 여전히 두렵고 떨리는 게 바로 뮤지컬 무대다. 특히 1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디셈버 : 끝나지 않은 노래(이하 디셈버)’는 오랜 만에 오르는 창작 뮤지컬인 탓에 악몽까지 꿀 정도로 긴장감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다.

“뮤지컬은 같은 공연인데도 매일 반응이 달라요. 약간의 호흡 차이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죠. 그런 게 라이브의 매력 같아요. 예상이 안 되니까 더 재미있어요. 그런 짜릿한 긴장감이 좋습니다.”

김준수는 ‘디셈버’에서 한 여자를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간직한 남자 주인공 지욱 역을 맡는다. 김광석의 명곡을 직접 부른다는 점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김광석과 젊은 세대를 연결하는 메신저가 된 기분”이라며 뿌듯해했다.

‘모차르트!’ 초연 이후 처음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선다는 점도 김준수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우여곡절 끝에 무대에 섰던 당시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들이 되살아나면서 김준수의 심장박동수도 높아졌다.

“제가 5만석 이상의 공연장에도 많이 서봤지만, 세종문화회관이 억누르는 무게감은 또 달라요. 3000석 규모지만 세종문화회관은 범접할 수 없는 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기가 약한 배우들은 아프다는 말이 있을 정도예요. 그나마 저는 아프지 않는 것을 보면 기가 센 편이긴 한가 봐요.”

김준수는 이번 작품을 통해 뮤지컬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더 넓히겠다는 각오다. 그만큼 모험이자 큰 도전이라는 뜻이다.

무엇보다 송쓰루 뮤지컬(Song through: 대사를 최소화하고 노래로만 극을 진행하는 방식)에 익숙한 그에게 ‘연기’가 강조되고 대사가 많은 이번 작품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하루 8시간씩 두 달간 연습장에 머물며 ‘디셈버’에 자신의 역량을 집중해왔다.

다행히 연출을 맡은 장진 감독과 박건형의 존재가 김준수의 도약을 돕는 지렛대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장진 감독은 배우들에게 늘 열려 있어요. 절충안도 받아주고 배우들이 하고 싶은 걸 다 해볼 수 있도록 배려해주죠. 또 박건형 선배는 저에게 표본 같은 존재나 다름없어요. 연기적으로 풀어가는 게 익숙하지 못해서 걱정했었는데 박건형 선배를 보며 많이 배울 수 있어 좋습니다.”

사실 김준수는 이미 뮤지컬계에서 가장 핫한 스타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2010년 데뷔작 ‘모차르트!’로 혜성처럼 등장한 이후 ‘천국의 눈물’ ‘엘리자벳’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자신의 출연분량을 전석 매진시키며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지난해에는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엘리자벳)까지 거머쥐며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불과 3년 만에 이룬 성과라는 점이 더욱 놀랍다. 아이돌 출신에 대한 편견은 그가 무대 위에서 보여준 놀라운 집중력과 뮤지컬을 향한 진정성에 굴복한지 이미 오래다.

그러나 김준수는 “아직 멀었다”고 잘라 말했다. 아직 하고 싶은 배역은 많지만 맡을 수 있는 배역이 한정돼 있다는 게 그가 바라본 자신의 현실이다. ‘맨오브라만차’ ‘헤드윅’ ‘지킬앤하이드’ ‘아가씨와 건달들’ ‘스위니토드’ 등을 하고 싶은 작품으로 꼽는 그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반짝거렸다.

“가수 활동은 팬들이 원할 때까지만 하고 싶어요. 나의 음악을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없다고 생각이 들면 안 할 겁니다. 하지만 뮤지컬은 오래도록 하고 싶어요. 이게 앞으로 나에게 주가 될 것 같아요. 아직 채워가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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