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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 가격’ 헤인즈, 김민구와 손잡았다 '새 출발'


입력 2014.01.20 13:42 수정 2014.01.20 13:49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사건 한 달여 만에 다시 만나 웃으며 훈훈한 마무리

경기 내용도 발군, 후유증 딛고 돌아온 두 농구스타

김민구(왼쪽)와 애런 헤인즈가 고의 가격 논란 이후 약 한 달여 만에 다시 만나 화해했다. ⓒ 연합뉴스

가해자는 진심으로 사죄하며 고개를 숙였고, 피해자는 넓은 아량으로 아픈 상처를 용서했다.

김민구(23·전주 KCC)와 애런 헤인즈(33·SK 와이번스)가 1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서 펼쳐진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라운드를 앞두고 손을 맞잡고 화해했다. 헤인즈의 고의 가격 논란이 불거진 이후 약 한 달여 만이다.

둘은 지난달 14일 잠실학생체육관서 열린 경기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에 휩싸였다. 볼과 상관없는 위치에서 헤인즈가 김민구를 고의로 가격한 것.

김민구는 이 사건으로 발목과 옆구리를 다쳤고 2주나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더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부상도 부상이지만 이후 김민구는 한동안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통증을 호소하는 등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가해자인 헤인즈도 호된 대가를 치렀다. KBL이 헤인즈에 2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지만 여론을 의식한 SK가 자체 징계로 3경기를 추가했다. 그러한 징계보다 훨씬 무서운 것은 싸늘한 팬심이었다.

분노한 팬들 사이에서 헤인즈의 퇴출요구가 빗발쳤고 언론에서도 호된 비판을 쏟아냈다. 헤인즈의 가족들도 SNS과 인터넷 상에서 공격의 대상이 되는 등 남모를 마음고생을 겪어야 했다.

엄청난 후폭풍이 지나간 뒤 내린 결론은 사과와 용서였다. 헤인즈는 징계에서 복귀한 이후 기회가 날 때마다 고개를 숙이며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반복했다. 처음에는 시큰둥하던 농구계와 팬들의 반응도 헤인즈의 거듭된 사과에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었다.

이날 KCC전은 사건 직후 헤인즈와 김민구의 첫 공식 만남이었다. 헤인즈는 다시 한 번 김민구에게 다가가 "고의적인 행동이 아니었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헤인즈와 두 손을 맞잡고 김민구는 "고의가 아니었다면 됐다"며 밝은 표정으로 화답했다. 두 선수 그 사건 이후 짊어진 마음의 짐을 깨끗이 풀고 싶어했다.

화해는 화해고 승부는 승부였다. 이날 다시 한 번 코트에서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거친 신경전이나 비신사적인 플레이 없이 오직 농구만으로 충분히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헤인즈는 이날 22점 13리바운드로 활약해 SK의 82-74 역전승을 이끌었다. 김민구는 3점슛 4개 포함 16점 9어시스트로 모처럼 제몫을 다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모두에게 새 출발이었다. 헤인즈는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기량과 페어플레이를 통해 그동안 자신을 따라붙던 안 좋은 이미지를 떨쳐내야 하고, 김민구 역시 부상 이전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회복해야한다.

농구팬들 입장에서는 승패를 떠나 불미스러운 사건의 기억을 떨쳐내고 돌아온 두 농구스타를 다시 되찾은 듯한 느낌에 반가운 하루였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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