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에 비해 선동열-이만수 감독은 성적에 대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 삼성/KIA/SK
2014년 현재 1군에 소속된 프로야구 9개 구단 중 가장 오랜 시간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인물은 2011년부터 삼성을 이끈 류중일 감독이다.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구단들의 감독들 임기가 3년 이하라는 점은 그만큼 장수하는 사령탑을 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프로야구의 풍토를 대변한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삼성의 통합 3연패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계약기간 3년 총액 21억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현역 프로야구 사령탑을 통틀어 최고대우다.
최근에는 NC가 2014년을 끝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김경문 감독과 시즌 전부터 3년 재계약을 안겼다. 2016시즌까지이며, 3년 총액 17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4억원)의 조건이다.
계약기간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에서 감독과 계약을 연장한 것은 이례적이지만, 그만큼 김경문 감독에 대한 구단의 전폭적인 신뢰를 보여준다. 2011년 두산 사령탑에서 자진사퇴한 이후 공백기를 거쳐서 NC의 창단 감독으로 부임한 김경문 감독은 신생팀에 대한 우려를 딛고 7위라는 기대이상의 호성적을 거두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류중일-김경문 감독처럼 팀 내 입지가 안정적인 이들만 있는 것도 아니다. 올해로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사령탑들은 모두 4명. KIA 선동렬 감독, SK 이만수 감독, LG 김기태 감독이 나란히 3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맞이한다.
김응용 감독도 한화와의 2년 계약이 올해를 끝으로 종료된다. 이중 LG를 11년 만에 플레이오프로 이끌며 돌풍을 일으킨 김기태 감독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감독은 모두 4강 진출에 실패하며 부진한 성적으로 여론의 압박이 심했다. 올 시즌 성적이 이들의 운명을 좌우할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NC가 김경문 감독과의 재계약을 서두른 속사정에는 다른 구단들의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당초 올해를 끝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검증된 감독들 중에서 가장 높은 주가를 달리고 있는 김경문 감독의 거취에 대하여 관심을 지닌 구단들도 있었다. NC측에서는 외풍을 차단하고 김경문 감독체제로 안정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장기계약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김응용, 선동열, 이만수 감독은 올 시즌 성적에 대한 압박감이 클 수밖에 없다. 한화는 정근우, 이용규 등 대형 FA 영입으로 전력을 끌어올렸고, KIA역시 일본프로야구 다승왕출신 데니스 홀튼-마무리 투수 하이로 어센시오, 거포 브렛 필 등을 영입해 외국인 선수로 취약 포지션을 메웠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이만수 감독의 SK다. 공수의 핵이던 정근우가 FA로 팀을 옮겼지만 그에 따른 추가적인 전력보강이 없었다. 토종 에이스 김광현의 보직 문제도 도마에 올라있다.
계약기간에서 자유로운 감독들도 안심할 상황은 못 된다. 지난해 두산을 준우승으로 이끈 김진욱 감독의 후임으로 최고령 초보 감독이라는 진기록을 세운 두산 송일수 감독은 올해가 계약 첫 해지만 1군 무대에서 지도력을 검증받지 못한 미지의 인물이다.
지난해 롯데가 6년 만에 4강에서 탈락하며 체면을 구긴 김시진 감독은 내년까지 계약이 남아있지만 만일 2년 연속 4강 진출에 실패한다면 자리를 보장받기 어렵다. 성적 때문에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되는 감독들이 비일비재한 게 바로 야구판의 생리다.
벌써부터 2014시즌이 끝나고 대대적인 감독교체의 후폭풍이 불어올 가능성인 높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시즌 개막을 함께할 9개 구단들의 감독들은 올해 연말에도 같은 유니폼을 입고 서있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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