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손연재 '동동동' 아시안게임 '금' 보인다
러시아 모스크바 그랑프리서 동메달 3개 획득 '단일 대회 최다'
바뀐 채점 규정에 따라 표현력 더 키워..성숙한 이미지도 눈길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강행군에 들어간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가 시즌 첫 그랑프리에서 동메달 3개의 성과를 거뒀다.
손연재는 2일(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서 열린 리듬체조 그랑프리 종목별 결선에서 후프(17.516), 곤봉(17.816), 리본(17.766) 등 총 3개 부문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종목별 결선에서는 국가별로 2명씩 출전이 제한, 개인종합보다는 메달 가능성이 높다.
최종 성적은 개인종합 6위에 동메달 3개.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개인종합 10위와 동메달 1개(곤봉)의 성적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상승세다. 대회에 참가한 아시아권 선수만 놓고 본다면 단연 1위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손연재가 아시아선수권을 제외한 국제대회서 3개의 메달을 쓸어 담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8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서 열린 월드컵에서도 은메달(후프)과 동메달(리본)로 2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모스크바 그랑프리는 개최국이자 '리듬체조 강국'인 러시아 선수 대부분이 출전했고, 벨라루스 에이스 멜리티나 스타니우타 등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해 손연재의 메달권 진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손연재는 개인종합에서도 스타니우타에 앞섰고, 종목별 결선에서는 유럽의 수준급 선수들을 앞지르며 3개 부문에서 3위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프로그램의 변화도 성공적이었다. 손연재는 4개 종목의 프로그램을 바꾸며 지난 시즌보다 난도를 전반적으로 높였다. 발레리나와 여인, 소녀, 무희 등 여러 이미지를 선보이며 한층 성숙한 이미지도 뽐냈다. 기존의 귀여운 이미지를 조금 털어내고 성숙함을 강조하려 한 손연재는 리본에서 가장 큰 변화를 줬다.
지난해까지 손연재는 리본에서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에 맞춰 흑조로 변신했지만, 올 시즌에는 강렬한 아라비아풍의 '바레인'을 골라 신비롭고도 우아한 매력을 풍기는 한 단계 성숙된 연기를 펼쳤다.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살리는 표현력이 더 늘었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바뀐 리듬체조 채점 규정에서 표현력의 비중이 커졌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매우 좋은 흐름이다. 새 프로그램에 대한 적응과 기술적인 문제들을 보완한다면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다는 평가다.
출전을 앞둔 8개 실전 무대를 치르면서 손연재가 탄탄한 성장세를 뽐내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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