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숨진 송모 군 부검 결정…학교 측과 사인 둘러싼 공방 끝날까
체벌을 받고 13시간이 흐른 뒤 쓰러져 뇌사상태에 빠졌던 순천의 한 고등학생이 끝내 숨을 거뒀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11일 숨진 송모 군(18)의 가족은 “전북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이날 오전 7시 3분께 숨졌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가족들은 “일반적으로 뇌사 상태에 빠지면 오래가지 못하는데 송 군은 평소 체력이 좋아 이 정도까지 버틴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8일 오전 8시 30분 송 군은 지각을 했다는 이유로 담임 교사로부터 수차례 머리를 벽에 부딪히는 체벌을 당했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9시 35분께 평소 다니던 태권도장에서 돌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송 군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뇌사 판정을 받았다.
그동안 송 군의 사망 원인을 둘러싸고 가족과 학교 측은 공방을 이어왔다. 특히 학교 측이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위해 사고 전날 송 군의 출석부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갈등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당시 학교 측은 “출석부를 조작한 것이 아니라 날짜가 헷갈린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송 군의 가족은 “건강 상태에 아무런 문제가 없던 학생을 그 전부터 이상증세가 있었던 양 몰아가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광주인권센터 등 사회단체들은 “학교는 체벌과 뇌사 사이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공식적인 사과도 없고 진상규명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교육기관으로서 해당 학교와 전남도교육청은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전남 순천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의사가 소견서를 내놓지 않아 수사가 지연됐다”며 “송 군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가리기 위해 부검을 벌이기로 하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송 군의 죽음을 둘러싼 가족과 학교 측의 공방은 부검 결과가 나온 뒤 비로소 끝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