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판일정 조정’ 윤석민…변명 여지조차 없는 이유
홈런2방 포함 11피안타 내주며 조기강판
변수 가득한 마이너리그 일정 적응해야
볼티모어 산하 노포크(트리플A)에 몸담고 있는 윤석민(28)이 미국 진출 후 첫 선발 등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윤석민은 9일(한국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노포크 하버파크서 열린 마이너리그 트리플A 그윈넷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2.1이닝 11피안타 1볼넷 9실점으로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특히 윤석민은 2점 홈런 허용을 비롯해 장타만 5개를 허용했고, 삼진은 단 1개도 잡지 못했다. 그만큼 구위가 배팅볼 수준으로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나름 사정은 있다. 앞서 윤석민은 지난 7일 샬럿 나이츠(시카고W)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구단 측은 결정으로 8일 등판이 확정됐다.
일정이 연기된 이유는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의 선발 로테이션이 조정됐기 때문이다. 당초 볼티모어는 지난 5일 비 예보로 인해 다음날 더블헤더를 대비, 트리플A 소속의 케빈 거스먼에게 등판 대기를 지시했다.
이후 비는 오지 않았고, 예정대로 일정이 치러져 거스먼의 메이저리그 승격이 무산됐다. 따라서 거스먼은 5일 샬럿전에 선발 등판했고, 이로 인해 노포크 선발 로테이션을 이루고 있는 스티브 존슨, T.J. 맥퍼랜드, 윤석민의 등판 일정이 모두 밀리게 됐다. 급기야 윤석민은 등판이 예정된 8일, 비가 오는 바람에 하루 더 늦춰지고 말았다.
하지만 일정 조정은 부진의 변명 이유가 되지 못한다. 윤석민의 현재 신분은 마이너리거이기 때문이다.
대개 트리플A 선발 로테이션에는 30세를 훌쩍 넘긴 베테랑 또는 메이저 승격을 바라보는 선수들로 구성된다. 특히 후자의 경우 언제든 빅리그에서 콜업 요청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짐을 쌀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윤석민이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트리플A뿐만 아니라 각 단계별 마이너리그의 로테이션은 수시로 벌어지는 승격과 강등으로 인해 일정이 조정되기 일쑤다. 결국 선수 본인이 변화무쌍한 로테이션에 적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마이너리그에서도 등판일정을 보장받는 예외도 있다. 메이저리거가 부상에서 복귀해 실전 감각을 되찾기 위한 경우와 팀 내 손꼽히는 유망주 투수의 등판 일정이 그것이다.
윤석민은 앞으로도 불규칙적인 등판일정과 마주해야 한다. 수많은 변수와 시련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메이저리그 승격은 더 늦춰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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