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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낯가림?’ 류현진 숨겨진 특급 능력치


입력 2014.05.31 07:46 수정 2014.05.31 09:13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주전 엘리스 외에도 백업포수와의 호흡 무난

한화 시절부터 둥근 성격으로 낯가림 없어

류현진은 백업 포수인 팀 페데로위츠(사진)와도 무난한 호흡을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다저스 몬스터' 류현진(27)은 지난 27일(한국시각) 아쉽게 퍼펙트게임을 놓쳤다.

위력적인 투구에 신시내티 타자들은 7회까지 그 누구도 1루를 밟지 못했다. 물론 8회 첫 타자 토드 프레이저의 2루타가 나오며 대기록이 무산됐지만, 다저스 홈팬들은 기립박수로 류현진을 응원했고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도 메인 화면에 크게 부각시켰다.

이날 퍼펙트 피칭에 가려 덜 주목받은 부분이 있다. 바로 포수로 선발 출장한 드류 부테라다. 메이저리그 5년 차인 부테라는 미네소타를 거쳐 지난해 다저스로 이적, 통산 출장 경기 수가 213경기에 불과한 전형적인 백업 포수다. 그리고 퍼펙트게임이 나올 뻔한 경기서 류현진과 부테라는 첫 호흡을 맞췄다.

야구에서 배터리간의 호흡은 생각보다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투수는 경기 당일의 컨디션은 물론 공 하나하나에 예민할 수밖에 없어 포수가 이를 잘 어울러줘야만 좋은 투구가 나온다. 떼어놓을 수 없는 이들의 관계를 배터리라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호흡이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등장한 게 바로 ‘전담 포수’다. 전담 포수는 최근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으며,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특정 투수만을 위한 포수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

과거 LA 다저스와 텍사스에 몸담았던 박찬호가 대표적이다. 박찬호는 현역 시절 채드 크루터라는 포수와 유독 호흡이 잘 맞았다. 때문에 텍사스 이적 후 박찬호의 요구에 의해 크루터까지 유니폼을 바꿔 입을 정도였다.

얼마 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그렉 매덕스도 마찬가지다. 매덕스는 애틀랜타 시절 40홈런의 강타자이자 주전 포수이던 하비 로페즈 대신 백업이던 에디 페레즈를 전담 포수로 뒀다. 칼날 제구력과 다양한 구질을 효과적으로 받아줄 적임자가 페레즈라는 판단에서였다.

텍사스의 에이스 다르빗슈 유도 유독 포수 낯가림이 심한 투수 가운데 하나다. 그는 니혼햄 시절 쓰루오카 신야와만 호흡을 맞췄고,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에는 A.J. 피어진스키, 마이크 나폴리 등을 뒤로 하고 지오바니 소토와 짝을 이루고 있다.

그렇다고 아무나 전담포수를 둘 순 없다. 팀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에이스급 투수들이어야만 가능한 것이 전담 포수다. 류현진 역시 2년 차를 맞이해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지만 포수 낯가림과는 영 거리가 먼 모양새다.

실제로 류현진은 누가 안방을 지키든 언제나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주전 포수인 A.J. 엘리스와는 27경기 호흡을 맞춰 2.9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또한 백업인 팀 페데로위츠와는 5경기 2.59의 평균자책점으로 오히려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부테라와는 첫 경기서 퍼펙트게임을 만들 뻔했다.

류현진은 한화 시절 배터리에 대한 아쉬운 소리를 듣곤 했다. 한화 주전 포수인 신경현이 당대 최고인 박경완, 진갑용보다 뒤처진다는 평가에서였다. 하지만 류현진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 때마다 “신경현 선배님이 리드한대로만 던졌다”고 머리를 숙였다. 어느 곳에서든 포수를 가리지 않는 류현진의 둥근 성격이야말로 숨겨진 특급 능력치가 아닐 수 없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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