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고속 스피드, 스페인 ‘티키타카’ 잠재우다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4.06.14 07:04  수정 2014.06.14 07:05

판 페르시-로번 2골..예상치 못한 5-1 압승

빠르고 젊은 네덜란드 앞에 노쇠한 스페인 속수무책

네덜란드가 멀티 골을 앞세운 아르연 로번의 활약에 힘입어 스페인을 5-1로 대파했다. (유튜브 동영상 캡처)

고속 스피드를 앞세운 네덜란드의 토털 풋볼이 돋보인 경기였다.

네덜란드는 14일 오전 4시(한국 시각) 브라질 사우바도르에 위치한 아레나 폰치 노바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 B조 1차전에서 스페인을 5-1로 대파했다. 로빈 판 페르시, 아르연 로번은 각각 2골씩 터뜨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최고의 빅매치로 관심을 모았지만 스페인의 우세가 점쳐지는 분위기였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이어 유로 2012까지 제패하며 승승장구한 스페인과 달리 네덜란드는 4년 전과 비교해 선수들의 네임벨류가 크게 떨어져 있다는 평가였다.

유로 2012 이후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루이스 판 할 감독은 골키퍼 야스퍼 실리에센을 비롯해 대릴 얀마트, 스테판 드 프리, 마르팅스 인디, 데일리 블린트 등 20대 중반이 안 되는 신예들로 수비진을 물갈이했으며, 기존의 실리축구를 버리는 대신 네덜란드의 전통인 공격 축구로 변화를 꾀했다.

이날 판 할 감독은 5-3-2 전술을 들고 나왔다. 좌우 윙백 블린트와 얀마트가 빠르게 수비 진영으로 내려와 5백을 형성하고, 베슬리 스네이더는 최전방과 중원을 수시로 넘나들었다. 전체적으로 일사분란하면서도 선수들의 빠른 포지션 변환이 인상적이었다.

전반 중반 스페인의 선제골이 터질 때 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의 예상이 적중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티키타카는 이상하게 힘을 잃기 시작했다. 네덜란드의 빠른 공격 축구가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경기장 곳곳에서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기동력을 앞세워 스페인의 패스 플레이를 무력화 시켰고, 볼 소유권을 되찾는 즉시 빠른 역습으로 전개했다. 긴 패스와 짧은 패스를 섞어가며 텅텅 빈 스페인 수비 뒷공간을 공략했다. 높은 지점까지 올라온 스페인 수비의 뒷공간은 네덜란드의 먹잇감이었다. 판 페르시, 로번은 상대 오프사이드 함정을 수시로 깨뜨렸으며 빠른 스피드와 발군의 골 결정력으로 각각 멀티 골을 잡아냈다.

스페인 수비는 네덜란드의 공격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센터백 헤라르드 피케, 세르히오 라모스는 허둥지둥 대기 바빴고,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마저 흔들렸다.

네덜란드는 4년 전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감독의 실리축구를 앞세워 결승까지 진출하는 저력을 과시했지만 수비 축구라는 비평도 함께 뒤따랐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판 할 감독 체제로 새롭게 태어난 네덜란드의 토털 풋볼이 첫 경기부터 엄청난 포스를 발휘했다. 스페인을 잡았다면 불가능은 없다. 사상 첫 월드컵 우승도 노려볼 만하다.

강호 스페인을 잡은 네덜란드가 월드컵 준우승 3회(1974, 1978, 2010)의 한을 이번 대회에서 풀어낼 수 있을까. 네덜란드 축구를 지켜보는 재미가 하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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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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