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해진 홍명보호, 박주영은 답이 아니다

러시아전 이어 2경기 연속 슈팅 제로 '굴욕'

수비적인 능력도 애매,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는 박주영. ⓒ 연합뉴스

조별리그 2경기 연속 선택받은 박주영 카드는 완벽한 실패로 돌아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오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와의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4 완패했다.

한국은 알제리 개인기에 말려 전반에만 3골을 내주는 등 수비라인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후반 시작 후 손흥민의 만회골을 시작으로 교체 투입 된 김신욱과 이근호가 활약을 펼쳤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1무 1패(승점 1)가 된 한국은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H조는 벨기에(승점 6)가 16강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가운데 알제리가 승점 3을 확보한 상황이다. 한국은 벨기에전에서 비기거나 패할 경우 자동 탈락이다.

또한 승리하더라도 러시아와 알제리의 상황을 봐야한다. 알제리가 승리할 경우 자동 탈락이며, 러시아 승리 시 러시아와 골득실, 무승부일 경우 알제리와 골득실을 따진다.

승리할 것으로 믿었던 알제리전이었기에 4실점 완패는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된 박주영 등 일부 선수들에 대한 축구팬들의 분노가 거세게 이는 상황이다.

실제로 박주영은 내용 면에서 최악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고개를 숙였다. 공격수 본연의 임무인 슈팅은 지난 러시아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제로에 그쳤고, 위협적인 움직임조차 만들지 못해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박주영의 부진했던 경기 내용은 기록으로도 잘 나타난다. 박주영은 슈팅 숫자뿐만 아니라 드리블, 킬패스 모두 단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패스 성공률은 지난 러시아전(54%)보다 훨씬 나아진 74%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대표팀 내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일각에서는 박주영의 수비가담 능력에 점수를 높게 주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홍명보 감독도 러시아전이 끝난 뒤 박주영의 수비력에 대해 칭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변명이 되지 못한다. 박주영은 엄연함 최전방 스트라이커다. 최근 공격수들도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추세이지만, 그렇다고 공격을 망각하지는 않는다. 결국 박주영의 현재 기량은 공격수로서 낙제점이며 역할도 어정쩡한 상태라 할 수 있다.

경기 후 축구 통계 사이트인 ‘후 스코어드 닷컴’은 선수들의 평점을 매겼다. 이날 박주영은 공격 자원인 손흥민(8.8점), 구자철(7.3점), 이청용, 기성용(이상 6.8점)보다 뒤처지는 6.4점에 머물렀다. 교체 투입된 김신욱(7.0점)과 이근호(6.7점)보다 낮은 평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주영은 홍명보 감독의 여전한 신뢰를 얻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축구팬들은 그저 답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