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업어준 김무성, 힘까지 ‘팍팍’ 실어 순천행
오는 14일 순천에서 최고위원회의, 지역구도 타파 위한 노력 긍정 효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같은 당 이정현 최고위원을 업어준데 이어 오는 14일에는 최고위원회의를 이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순천에서 열기로 했다.
이는 당 차원에서 이 최고위원에게 지속적으로 힘을 실어주며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려는 의지로 보인다.
지난 11일 오전 최고위원회가 시작되기 직전 김 대표는 “이정현 최고위원, 이리와”라며 이 최고위원을 자신의 옆으로 불렀다.
이 최고위원은 갑작스런 김 대표의 부름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자 김 대표는 허리를 굽히며 “업혀”라고 말했다. 7.30 재보궐선거 운동 당시 당선자들은 모두 업어준다는 본인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이 최고위원도 지난 7일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무성 대표님으로부터 업어주겠다고 한 약속을 받드시 받아내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최고위원은 수줍어하며 김 대표의 등에 엎혔고 그 후 크게 소리내어 웃으며 왼손을 흔드는 포즈를 취했다. 김 대표 역시 힘들어하는 표정 없이 5초 간 이 최고위원을 업고 환한 미소를 보였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김 대표는 이 최고위원의 요구를 받아들여 오는 14일 이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전남 순천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가지는 것으로 결정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며 대표적인 친박계 인물로 꼽혀왔던 이 최고위원이 당내 지도부로 입성하게 되면서 대표적인 ‘비박계’에 속하는 김 대표와 껄끄러운 관계를 형성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은 모양새다.
“호남챙기기는 지역구도 타파 위한 노력”
전문가들은 김 대표가 ‘호남챙기기’를 통해 정치 지역구도를 타파하고 전국적인 지지를 받는 정당이 되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했다.
새누리당 소속으로 18년 만에 호남에 깃발을 꽂은 이 최고위원을 교두보로 삼아 세력을 더욱 확장하겠다는 당의 강력한 의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12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의 호남챙기기는 제2, 제3의 이정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얼마나 호남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은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의 호남챙기기는) 당연한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좀 더 넓은 의미에서 이 최고위원에게 힘 실어주기는 다음 선거에서의 승리라는 목적을 떠나 지역구도 타파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볼 때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호남챙기기’가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현우 서강대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지역주의를 무너뜨리는 단초가 되는 행동을 했다는 것은 높이 산다”면서도 “너무 많은 혜택이 돌아간다면 근본적인 문제를 가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역구도를 타파하는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호남 지역에 대한 관심은 당연한 것이나 지속적으로 특정 지역에만 신경을 쏟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국회의원은 지역을 대표 하기도 하지만 전 국민을 대표 하는 것”이라며 “(호남 지역의) 과도한 혜택으로 가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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