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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시복식 운집한 90만 시민 "교황님 사랑합니다!"


입력 2014.08.16 15:08 수정 2014.08.16 15:15        하윤아 기자

<현장>일반 시민도 교황 만나기 위해 직접 거리로

일부 네티즌, 화장실 부족·교통 불편 등 불만 쏟아내기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에 앞서 오픈카를 타고 이동하며 신도와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교황님 사랑합니다!”

윤지충 바오로 및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식이 거행된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은 초청된 17만명의 신자들을 포함해 약 90만명의 천주교도와 일반 시민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서소문 순교성지 방문을 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전 9시 10분경 서울 광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시민들은 일제히 박수치며 “교황님이 드디어 오셨다”, “교황님 사랑합니다”라고 환호성을 내질렀다.

덮개가 없는 흰색 차량에 오른 교황은 광화문 바로 앞에 마련된 제단까지 카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도중 여러 차례 차를 멈춰 세웠다. 부모와 함께 미사에 참석한 어린 아이들을 보듬기 위해서였다. 교황은 이날도 어김없이 어린이들의 이마에 입을 맞추거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유별난 ‘아이사랑’ 면모를 드러냈다.

10시에 예정된 시복미사 시간에 맞춰 현장에 도착한 일부 시민들은 이미 광장을 가득 메운 수많은 인파에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그러나 이들은 시민들을 향해 환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드는 교황의 카퍼레이드 모습이 전광판에 담길 때마다 두 손을 모아 기도하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경기도 부천에서 두 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온 김진영 씨(29, 남)는 “천주교 신자이기도 하지만 아이에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직접 오게 됐다”며 “이런 경험은 평생에 한 번 있을 테니까 아이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씨의 옆에서 아이를 안고 있던 아내 이미영 씨(35)는 “우리 사회에 여러 힘든 일이 있을 때 오셔서 국민에게 힘이 되는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다”며 들뜬 마음을 전했다.

광장에 모인 인파는 비단 천주교도만이 아니었다. 일반 시민들 역시 25년만의 교황 방한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직접 느끼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경기도 수원에서 지하철을 타고 왔다는 김모 씨(53, 남)는 “나는 천주교 신자가 아니다”면서 “교황이 우리나라를 방문한 것이 천주교인들만의 축제는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김 씨는 “세월호도 그렇고 최근 군부대 폭행 사건도 그렇고 지금 우리 사회가 많이 병들어 있고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이럴 때 교황이 주는 평화의 메시지는 종교를 떠나 모든 국민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 전주에서 이른 아침에 올라왔다는 나모 씨(46, 여)는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교황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는데 내 일생에 그 분을 만날 기회가 또 있을까 싶어 오게 됐다. 비록 신자는 아니지만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게 관심을 갖는 교황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고 현장의 축제 분위기도 경험할 수 있어 새롭다”고 말했다.

한편, 광화문 시복식 현장에 있는 일부 시민들은 SNS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사진이나 현장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트위터리안 ‘jsre*****’은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윤지충 사도를 포함한 124위에 대한 시복식을 집전하고 계신 광화문 현장에는 교황님의 사랑 충만한 음성이 현장을 찾은 수많은 사제와 신도는 물론이고 이 땅의 만 백성과 온 산하에 거룩함으로 울려나고 있다”며 시복식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반면, 많은 인파가 몰리다보니 현장에서 느끼는 여러 불편을 쏟아내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트위터리안 ‘@Cuji****’는 “시복식 현장 방송사 헬기소리에 교황님 목소리가 하나도 안들림”이라며 씁쓸해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 ‘@ss777x******’은 “시복식 현장에 화장실 줄 좀 보소”라며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간이 화장실 앞에 차례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

이밖에 일부 네티즌은 광화문 일대 교통 통제로 불편을 호소했다. 트위터리안 ‘@rider*****’은 “거의 자연재해적 인파를 뚫고 광화문 돌아서 종로3으로 갑니다. 이 길은 안막혔네”라는 메시지를 올렸고, 트위터리안 ‘@jasonRi*******’은 “현재 교황 방한으로 인한 광화문 인근 통제로 인해 일부 역의 이용이 불가할 수 있습니다 미리 교통편을 잘 알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ㅠ”라며 현장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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