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 버리고 영화제 간 문재인, 박 대통령에 직격탄
"사람 죽어가는데 눈 하나 깜박 안해 너무 비정"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7일째 단식 농성 중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향해 “너무 비정하다. 사람이 죽어가는 데 눈 하나 깜빡 않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 의원은 지난 25일 저녁 노무현 재단이 주최한 ‘사람사는 세상 영화축제’ 개막식에 참석해 개막작인 ‘변호인’ 상영 후 관객과 만나 “현 시대의 정치가 너무나 비정하다”며 이같이 정면 비판했다. 같은 시각 국회에서 진행 된 새정치연합 의원총회 대신 영화제로 향한 것이다.
문 의원은 특히 43일째 단식 농성 중인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에 대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대응을 두고 “아이를 잃은 아버지가 오랜 단식을 통해 죽어가는 상황에 처해도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이어 “유가족이 대통령 면담을 신청하려고 청와대로 가다가 경찰이 막으니 청운동 길에서 어제까지 3일 밤 노숙했다. 어제 비가 내렸는데 비닐 가져와서 지붕도 씌우고. 오늘 4일째인데도 눈 하나 깜짝 안 한다”며 “이럴 때 정말 삶에 대한 애정, 또 특히 고통 받는 사람들, 어려운 사람에 대한 연민, 공감, 이런 것을 절실히 소망하게 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람에 대한 애정, 특히 고통 받는 이들에 대한 공감이 있는 따뜻한 리더십이 그립다”라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회상하기도 했다.
앞서 문 의원은 단식 중이던 김 씨를 찾아 단식을 멈출 것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영오 씨를 살려야한다”며 단식에 동참을 선언한 바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우선 사람을 살려야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우리는 그 아이들이 우리 눈 앞에서 세월호와 침몰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만 봤는데 그렇게 아이들을 잃은 아버지가 우리가 지켜보는 앞에서 밥 굶어가며 죽어가는 것 아닌가. 그런 상황을 멈추지 않으면 안 됐고, 그러려면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단식 동기를 밝혔다.
문 의원은 이어 “사실 어린 시절에 배고픈 시절 보내면서 밥 굶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단식 투쟁에 원래 반대했는데 이번이 첫 단식이다”면서 “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국민들 맘을 녹여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세월호특별법 제정과 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촉구했다.
한편 문 의원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당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홀로 단식을 하며 의총에도 참여하지 않고 외부 행사에 가는 것은 현 지도부의 힘을 빼는 행태 아니냐”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에 대해 친노계 인사들은 "단식은 죽어가는 유민 아빠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지도부와 부딪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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