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선수단은 28일 오전 구단 프런트 간부인 이문한 부장을 언급하며 "선수단을 이간질시키는 주범"이라며 사실상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문한 부장은 선수단과 언론에 명예훼손에 대한 법적 대응을 언급하며 반격에 나섰다.
선수와 구단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지켜보는 팬들도 실망을 표하고 있다. 일부 팬들은 부산 사직구장 앞에 조화를 세워두는가 하면, 구단 프런트 퇴진을 요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했다.
롯데의 내부 갈등이 처음 표면화한 것은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선수단은 집단행동을 통해 권두조 수석코치의 퇴진을 요구했고, 구단 측은 이를 받아들이며 사태를 무마했다. 선수단은 권두조 코치의 강압적인 지도방식을 문제 삼았다. 그는 대표적인 친구단 측 인사로 거론되던 인물이기도 했다.
롯데는 최근 김시진 감독이 사퇴한 이후 공필성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하려 했다가 선수단의 반발로 이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는 최하진 사장과 배재후 단장 사이에 감독 교체 관련 의견이 조율되지 않는 등 프런트 내부에서도 엇박자가 이어지고 있다.
선수단이 이번엔 이문한 부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구단 내부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것을 보여준다.
롯데 선수단은 성명서에서 프런트에 대한 불신이 만연하게 된 핵심 원인으로 이문한 부장을 거론하고 있다. 이문한 부장이 오고 나서 지난 3년 동안 연봉 협상이 일방적인 통보로 진행됐다는 것. 선수단 주장에 따르면, 이문한 부장이 오고 나서부터 코치와 선수들 사이에서도 편이 갈리고 라인이 형성되는 등 선수단 내 갈등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롯데 사태가 일파만파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선수협회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KBO는 한창 진행 중인 포스트시즌으로 야구열기가 치솟아야할 시점에 때 아닌 롯데 파문으로 이슈의 중심이 엉뚱한 쪽으로 옮겨간 것을 두고 난감해하고 있다.
선수협회에서도 롯데 선수단이 주장하는 프런트의 부조리와 불이익에 대한 협박성 내용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팬들의 분노는 선수단과 프런트뿐만 아니라 롯데 구단의 수뇌부에게로 향하고 있다.
팀 내분이 이 지경이 되도록 과연 수뇌부가 무엇을 했느냐는 것이다. 시즌 내내 잠복돼 있던 갈등이 시즌이 끝난 뒤 폭발하면서 구단 내부에서도 제대로 된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갈팡질팡하고 있다. 성난 팬들은 최하진 사장과 배재후 단장은 물론 신동인 구단주 대행에게도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비판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롯데는 올해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1992년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역대 한국야구 최장기간 무관 기록도 22년으로 늘렸다. 부진한 성적과 엉성한 경기력 속에 사직구장을 찾는 관중들도 눈에 띄게 줄어들며 흥행에 직격탄을 맞았다.
그동안 롯데 구단에 대한 크고 작은 불만 속에서도 고향 팀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성원해온 팬들은 일련의 사태에 실망과 배신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어쩌면 프로 원년부터 이어져온 구단 역사상 최대 위기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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