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풍자 전단 살포'에 "김정은 복수 대신 해주나"
"표현의 자유" VS "대북전단은 비난하더니 대통령 풍자 전단에 박수?"
지난달 20과 31일 광화문과 홍대입구역에서 잇달아 박근혜 대통령 풍자 전단이 살포되며 네티즌 여론도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들끓고 있다. ‘표현의 자유’라며 억압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대북 전단 살포의 복수를 왜 우리 국민이 대신해주냐’며 비난하는 의견도 많았다.
31일 오후 4시께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살포된 4000장의 전단은 지난 20일 광화문에서 배포된 것과 같은 것으로, 박 대통령이 영화 ‘웰컴투 동막골’의 등장인물처럼 꽃무늬 상의와 푸른색 치마로 된 한복 차림으로 머리에 꽃을 꽂은 사진이 담겨 있다. 또 위에는 ‘수배 중’, 아래에는 ‘미친 정권’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연이어 벌어진 전단 살포에 일부 네티즌들은 ‘표현의 자유’라며 지지를 보내는 한편, 경찰이 전단을 뿌린 이를 찾아 건조물 침입 혐의로 입건할 것이라는 소식에 ‘억지로 구실을 붙여 억압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아이디 huix**** 사용자는 “문제될 건 없다. 표현의 자유니까~”라며 지지 입장을 올렸고, 아이디 brd1****는 “올바른 정권이라면 폄훼하기보다 자기성찰부터 먼저 했겠지”라며 정부의 반성이 우선돼야 된다고 지적했다.
또, puls**** 아이디 사용자는 “잡고 싶은 죄명은 괘씸죈데 물을 수 있는 죄는 무단침입이냐?”라며 경찰의 대응을 비판했다.
반면, 이번 대통령 풍자 전단 살포를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북측의 대응으로 비유하며 그런 일에 동참하는 이들을 비난하는 의견도 상당수였다.
트위터 아이디 chdl*******는 “북한에 전단지 보냈다고 김정은 부역자들이 맞대응 하나보네”라고 풍자했다. “김정은 체제 비판하는 전단을.. 왜 니들이 발끈해서 되받아 치나요?(네이버 아이디 rapx****)라는 의견도 있었다.
네이버 아이디 cowb****는 “대놓고 우리 땅에 대포 쏘는데 간첩하나 심는 건 장난이지 뭐”라며 전단을 살포한 이들을 ‘간첩’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대북전단 살포는 비난하며 대통령을 비난하는 전단 살포에는 지지를 보내는 진보 성향 네티즌들의 이중성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네이버 아이디 benn****는 “북한에 보내는 전단은 안 된다고 못하게 하고 자기나라 대통령 비난하는 전단은 맘대로 살포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뭐지?”라고 지적했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선동’이라는 행위 자체를 비판하는 입장도 있었다. 네이버 아이디 jaho****는 “미친 정권인지 바른 정권인지는 국민 각자가 판단한다.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건 당신 맘대로지만, 왜 선동질하냐?”라고 꼬집었다.
전단의 내용을 떠나 일반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정당화하는 행태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네이버 아이디 okdo****는 “길거리에 전단지 뿌리는 건 불법이지 않나? 그게 합법이면 유흥업소 전단지 길거리에 뿌리는 것도 허용해야지”라고 지적했다. 네이버 아이디 jaho****는 “그냥 두면 우리 나라는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 욕하는 삐라로 모든 빌딩들이 뒤덮일걸? 북측남측, 좌파우파, 호남경남, 보수진보...”라는 의견을 올렸다.
한편, 박 대통령을 풍자하는 전단 살포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단을 살포한 이들 중 한 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본질을 폭로하고 억압에 대한 저항과 시민 불복종운동”이라고 이날 행사를 정의하며, “전단지 1만2000장을 인쇄했고, 다음 주 서울 모처에서 4000장을 다시 살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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