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냉철한 아시안컵 전망 ‘낙관론보다 낫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4.11.14 12:02  수정 2014.11.14 12:07

“현실적으로 우승 힘들다” 이례적 비관론

쓴소리 꺼리다 뒷북, 한국축구 고질병 그만

박지성이 비관적인 아시안컵 전망을 내놔 눈길을 끈다. ⓒ 연합뉴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앰버서더 박지성(33)의 아시안컵 전망이 화제다.

박지성은 13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을 앞둔 대표팀에 대해 "현실적으로 우승은 힘들겠지만, 한국이 가진 것을 모두 보여준다면 우승도 노릴 수 있는 전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안컵에서 오랜 시간 우승하지 못한 한국축구가 아시아 최강이라고 불릴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쓴 소리를 날리기도 했다.

한편으로 "대표팀은 새로운 감독이 온 뒤 시간이 필요 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승을 한다면 좋겠지만 주변의 시선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이번 아시안컵에서 한국 축구가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다면, 소정의 목표는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대표팀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을 남겼다.

박지성은 현역 시절 국가대표로서 아시안컵에 세 번(2000·2004·2011)이나 출전했다. 하지만 끝내 우승이라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 3위만 두 차례, 8강 1회에 그쳤다. 승부차기로 아깝게 패했던 2011 아시안컵 준결승 일본전은 당시 주장 완장을 달았던 박지성의 마지막 A매치이기도 했기에 아쉬움이 컸다.

슈틸리케 신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현재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중동 원정 평가전을 앞두고 전력담금질 중이다. 시작도 전에 아시안컵 우승 가능성을 다소 비관적으로 바라본 박지성의 언급이 다소 오해의 소지를 불러올 수도 있지만, 현재 한국축구의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이라는 점에서는 오히려 더 설득력을 지닌다.

국내 축구계는 그동안 큰 국제대회를 앞두고 암묵적으로 낙관론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왔다. 과정상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과 지적도 '대표팀 흔들기'나 삐뚤어진 애국심의 관점을 내세우는 여론에 왜곡당하기 일쑤였다.

전문가들조차 대표팀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이나 쓴 소리를 하기를 꺼려하며 축구계 선후배 관계에 치우친 제 식구 감싸기에 더 급급했다. 뒤늦게 안 좋은 '결과'가 모두 나온 뒤에야 대책을 운운하며 뒷북을 치기 일쑤였다. 브라질월드컵의 실패가 대표적이다.

대표팀은 이제 2014년의 상처를 딛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중이다. 막연히 우리 대표팀이니까 '무조건 응원해야한다' '우승할 것이다'라는 감상적인 기대보다, 어떤 목적의식을 가지고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박지성 같이 영향력 있는 축구인일수록 대표팀과 한국축구에 대해 좀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필요하다면 쓴 소리도 과감히 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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