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대 어묵' 세월호 희생자 비하 20대 "관심 받고 싶어서"

안산단원경찰서 모욕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세월호 참사 시신을 두고 ‘특대 어묵’이라고 비하하는 등 모욕 글을 올린 20대 회사원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YTN 뉴스화면 캡처

세월호 참사 시신을 두고 ‘특대 어묵’이라고 비하하는 등 모욕 글을 올려 구속영장이 신청된 20대 회사원이 경찰 조사에서 "글을 올리면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줘 호기심에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경기도 안산단원경찰서는 모욕 등의 혐의로 이모 씨(23)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김00’라는 가명으로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어 세월호 피해자들에 대한 모욕글을 잇따라 올렸다.

지난 1월에는 119 구급대 들것에 실려 옮겨진 세월호 희생 학생의 주검 사진과 함께 ‘주문하신 특대 오뎅(어묵)이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또한 세월호에서 구조된 뒤 담요를 두르고 떨고 있는 여학생들이 찍힌 사진을 두고는 ‘여기 특대 어묵 3인분 배달이요’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어 이 씨는 ‘단원고 단체사진’이라는 글과 함께 어묵탕 사진을 첨부하기도 했다.

‘어묵’은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비하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단어이다. 지난 2월 단원고 교복을 입은 채 어묵을 먹는 사진을 올리며 ‘친구를 먹었다’라는 게시글을 남긴 한 20대 남자가 기소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세월호 희생자 모욕글 외에도 자살 암시글을 올려 경찰이 수색에 나선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지난 2월 19일에는 ‘저 때문에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큽니다. 앞으로도 짐이 될 일밖에 없습니다. 친구들아 너무 슬퍼하지 마.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니까’라고 말하며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올려 경찰이 수색에 나선 바 있다.

또한 페이스북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들에게 게시글에 허위 댓글을 달게 한 정황도 확인됐다. 댓글 중에는 ‘김00이 광주 소재 무등산에서 투신해 모 장례식장에 안치됐다’라는 글도 있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무등산에서 투신사건이 없었음은 물론 해당 장례식장도 사건과 관계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용의자를 특정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이씨가 사용한 닉네임과 이씨 게시물에 댓글을 단 사람들에 대한 종합적인 추적 작업을 거쳐 이씨를 검거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