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논객' 이중성, 말로는 진보 뒤에선 '폭력'
양성평등, 여성혐오 반대 주장했지만...과거 여자친구 폭행에 성추행까지
‘양성평등’과 ‘여성혐오 반대’를 주창해온 진보논객 한윤형·박가분 씨가 과거 여자친구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피해자 증언이 폭로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특히 이들이 평소 페미니즘 활동에 동참하고 여성혐오 풍조를 비판해왔던 만큼, 그간 이들의 활동에 대한 진정성마저 의심받게 됐다.
한 씨의 전 여자친구로 알려진 A씨는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나 팼던 구남친 여전히 진보필자연하며 행복하게 잘 사시는…나한테 구타유발자라고 막 뭐라 했던 게 생각나는데 어그로충이면 어그로충인 거고 그게 지가 날 패는 이유는 되지를 않는 것인데 허허. 지금 애인이나 안 패길 빕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해당 글은 SNS상에 빠른 속도로 퍼졌고, 한 씨의 데이트 폭력 혐의에 대한 의문 제기도 거세졌다. 이에 A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한윤형의 데이트 폭력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공식입장을 게재했다. A씨는 글 첫머리에 자신을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한씨와 연애를 했던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한 씨의 폭력 행위를 고발했다.
그는 “나는 한윤형씨와의 관계에서 지속적인 데이트 폭력을 당해왔고 주된 폭행 장소는 한씨의 자취방이었다”며 “그는 술을 많이 마시고 나에게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고, 짧은 언쟁 끝에 한씨는 나를 그의 자취방 행거에 밀친 뒤 내 몸을 발로 여러 차례 가격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특히 “내 주변에는 굉장히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있으며 굳이 그들까지 가지 않아도 나는 많은 여성 폭력에 대응할 매뉴얼들을 머릿속에 담고 있음에도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였다”며 “나는 사회 보편의 기준에서 굉장히 드센 여성으로 분류되지만 그런 사람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폭로 이유를 설명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한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격차가 엄연히 존재하며, 제 생각엔 별거 아닌 액션이 피해자에겐 공포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있음에도 그 당시에는 그런 행동을 했다”며 “피해자의 입장을 존중하며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에게 쏟아지는 비난들은 온당하다”고 혐의를 시인했지만, 여론의 비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울러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의 정신세계를 분석한 책 '일베의 사상' 저자로 잘 알려진 박 씨도 과거 데이트 폭력을 자행했다는 주장이 일었다.
박 씨와 지난 2012년 연인관계를 맺은 B씨는 지난 20일 자신의 블로그에 “그는 나와 헤어지고 나서도 온갖 욕설에 저주를 퍼부어가며 며칠간을 정신적으로 괴롭혔고, 심지어는 집 앞으로 찾아오겠다고 협박까지 했다”며 “그의 재능을 아꼈기 때문에 감정적인 문제들을 풀어보려고 애를 썼지만 그 와중에 박가분은 몇 차례 내게 성추행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또 “이런 얘기를 그간 공개적으로 하지 못했던 이유는 내가 그보다 여러 면에서(신체적으로나 권력적으로나 인지도 면에서나) 약하다고 생각했고, 어떤 보복과 공격을 당할지가 너무 두려웠다”면서 “그럼에도 내가 이 글을 쓰는 건 사적인 관계에서 데이트 폭력을 휘두르며 성차이에서 오는 권력을 남용하는 인간이 공적인 영역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 활동하고 발언하는 모습들이 이 판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 씨는 '천하의 ‘진보논객’ 박가분의 몹쓸 짓에 대한 의혹에 관한 저 자신의 입장'이라는 글을 통해 “제가 그 동안 그녀와의 관계에 있어서 데이트 폭력 가해자였다는 주장에 대해 현재로서는 전혀 동의할 수도 없고 사과할 수도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저 자신의 데이트 폭력이나 일삼으면서 저 성차에 입각한 권력을 남용하는 인간으로 기억되어도 좋다. 이로써 진보논객에 대한 신뢰를 잃거나 그러건 말건 별 상관이 없다다"며 "제가 아니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저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 점은 앞으로 정확한 절차가 주어진다면 그 자리에서 저의 입장을 해명하고 있는 힘껏 변론하겠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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