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 AC 밀란 큰 손? 닭 쫓던 개 신세
정성 들였던 콘도그비아, 인터 밀란 입성 유력
마르티네스 협상도 지지부진..구단 명성 추락도 원인
올 시즌 대대적인 선수 보강에 나선 AC 밀란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탈리아 ‘스카이 스포르트’를 비롯한 복수의 매체는 21일(한국시간) “AC 밀란행이 유력해 보였던 제프리 콘도그비아가 인터 밀란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콘도그비아와 인터 밀란은 이적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메디컬 테스트와 세부 계약 조율만 남겨둔 상태다.
콘도그비아는 올 시즌 AC 밀란 중원 보강 1순위였다. 짠돌이로 소문난 아드리아노 갈리아니 부회장이 직접 ‘제2의 포그바’라고 치켜세우며 거액의 이적료를 지급해서라도 영입하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는 AC 밀란의 희망사항으로 끝났다.
애초 인터 밀란은 콘도그비아가 아닌 올랭피크 마르세유의 임불라 영입에 관심을 표했지만 타깃을 바꿔 콘도그비아를 겨냥했고 하이재킹에 사실상 성공했다. 콘도그비아 영입에 성공한 인터 밀란은 임볼라 영입에도 나설 전망이다.
AC 밀란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설상가상 콘도그비아 영입에만 매진하다 영입이 유력했던 잭슨 마르티네스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해졌다. 그 사이 마리오 만주키치를 유벤투스로 보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마르티네스 영입전에 가세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코파 아메리카 전 마르티네스 영입을 추진하지 못한 게 실수였다.
아틀레티코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마르티네스 영입에 자신감을 보이며 AC 밀란과의 영입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두 팀 명성만 놓고 보면 AC 밀란이 아틀레티코를 압도하지만 최근 성적은 너무나도 상반된다. 밀란의 지지부진한 선수 영입은 과거 명성 하나만으로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앞두고 AC 밀란은 대대적인 보강을 선언했다. 두 시즌 연속 유럽 대항전 진출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다. AC 밀란은 이탈리아 세리에A 클럽 중 대외컵 최다 우승을 자랑한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만 7번 우승하며 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최다 우승 2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이제 옛날이야기다.
AC 밀란의 최근 부진은 재정난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다행히 시즌엔 ‘미스터 비’로 불리는 태국 거부 타에차우볼의 투자가 확정되면서 선수 영입 자금이 생겼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구단주 역시 지난 두 시즌 성적 부진 만회를 위해서라도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부르짖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꼬였다. 새 사령탑으로 카를로 안첼로티의 복귀를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급한 대로 삼프도리아로부터 시니사 미하일로비치를 데려오며 선수단 기강 잡기에 나섰지만 선수 영입이 잇따라 실패 조짐을 보이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내심 욕심냈던 파리 생제르맹 간판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복귀가 사실상 무산된 것도 팬들을 실망시켰다.
그야말로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AC 밀란이다. 어수선한 선수단을 추스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욱 분주하게 움직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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