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KBL프로농구연맹 총재가 지난달 29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최근 불거진 프로농구와 관련된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기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 연합뉴스
농구계를 강타하고 있는 불법 스포츠도박과 승부조작 파문이 좀처럼 가라앉을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안양 KGC 인삼공사 전창진 감독이 이미 관련 혐의로 수사 중인 가운데 최근에는 전-현직 프로농구 선수들이 수사 대상으로 새롭게 리스트에 오른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스포츠도박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달 말 서울 연고팀의 전 프로농구 선수 A씨가 전 소속팀 시절에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씨 외에도 타 종목 선수들도 관련 혐의를 갖고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밝힌 내용을 보면 불법도박 승부조작의 유혹이 생각보다 더 깊게 농구계에 만연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농구 선수 출신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통해 최대 1억원이상의 금액을 직접 배팅하는가 하면, 다른 구단 선수들과도 담합하며 정기적으로 수년에 걸쳐 꾸준히 수백만원의 금전거래를 해온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이는 농구계가 그동안 강조해왔던 승부조작에 대한 교육과 자정 노력이 결과적으로 큰 효력이 없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현재 농구계는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경찰에 소환될 선수들은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각 구단들이 새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어야할 시기에 팀분위기가 어수선해지고 있다. 이미 지금까지 밝혀진 혐의한 하더라도 농구계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이 싸늘하다.
농구계는 2013년 승부조작 혐의가 입증되며 영구제명된 강동희 전 원주 동부 감독 사태를 능가할 후폭풍이 들이닥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여있다.
프로 구단들 못지않게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국군체육부대(상무) 농구팀이다. 이번 경찰 수사를 받았거나 혐의를 받고 있는 선수들의 다수가 비슷한 시기에 상무에서 같이 농구를 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도마에 오르고 있다.
과거 축구의 사례에서 보듯, 상무가 본연의 취지에서 벗어나 프로 출신 선수들이 승부조작의 유혹에 노출되기 쉬운 창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오명을 벗기 힘들게 됐다. 이는 상무의 정체성과 존재 의의에도 치명적인 타격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후배 선수들에게도 돌아올 수밖에 없다.
KBL은 최근 김영기 총재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사과와 함께 강도 높은 개혁을 약속했다. 그러나 당장 경찰수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뾰족한 대책이 나오기는 어렵다. 시즌 개막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는데 정작 흐르는 시간이 가시방석 같을 수밖에 없는 농구계의 현 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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