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에 강했던 무리뉴, 어긋난 승부사 기질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8.17 17:04  수정 2015.08.17 17:24

아스날과 커뮤니티 실드 패배 이어 맨시티전 대패

돌출 행동 등 경기 외적인 문제로 잦은 구설에 올라

첼시 무리뉴 감독은 맨시티전 0-3 완패를 막지 못했다. ⓒ 게티이미지

'디펜딩 챔피언' 첼시의 초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이번엔 맨체스터 시티에 완패하며 EPL 개막 후 두 경기서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첼시는 17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에서 0-3으로 무너졌다.

첼시의 초반 행보는 그야말로 최악이다. 프리시즌부터 무승 행보를 이어온 첼시는 아스날과의 커뮤티니 실드(0-1 패배), 스완지시시티와의 개막전(2-2 무승부)에 이어 맨시티에 참패를 당하며 개막 후에도 좀처럼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첼시 무리뉴 감독은 2013년 잉글랜드 복귀 이후 상위권 팀들과의 맞대결에서 유난히 강했다. 하지만 올 시즌들어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에게 사상 첫 패배를 당하는가 하면, 페예그리니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에도 덜미를 잡히며 '승부사'의 체면을 구겼다.

특히, 맨시티전은 첼시의 위태로운 현 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 경기였다. 무리뉴 감독의 축구가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해왔던 것을 떠올릴 때, 올 시즌 첼시의 수비는 구멍 그 자체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노쇠화 조짐을 보였던 수비진은 세르히오 아게로-라힘 스털링-아야 투레-다비드 실바 등으로 이어지는 맨시티의 빠르고 폭발적인 침투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중앙수비수 존 테리는 경기 도중 교체 아웃됐고, 오른쪽 수비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 역시 측면에서 무기력한 움직임으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나마 개막전에서 퇴장당한 GK 티보 쿠르투와의 공백을 메운 이적생 아스미르 베고비치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0-6 참패도 이상하지 않았다.

첼시를 고민에 빠뜨리는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고질적인 햄스트링에 시달리는 디에구 코스타는 지난 시즌만큼의 골 결정력과 활동량을 아직까지는 보여주지 못했고, 백업 공격수로 거론된 팔카우와 로익 레미의 컨디션도 물음표를 남겼다. 이로 인해 첼시 에이스 에당 아자르에 대한 집중 견제가 더 심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첼시는 지난 시즌 전력보강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그동안 이적시장 때마다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를 아끼지 않던 움직임과는 확실히 대조적이었다. 경기장 증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첼시가 재정적 부담으로 지출을 꺼리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한 데다 베스트멤버들이 모두 건재한 만큼 당장은 큰 문제가 없으리라는 낙관론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러한 방심이 시즌 초반부터 첼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첼시는 경기외적으로도 연이은 구설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무리뉴 감독의 연이은 돌출행보가 도마에 올랐다. 무리뉴 감독은 아스날과의 커뮤니티 실드에서 패한 직후 벵거 감독과의 악수를 기피하고 준우승 메달을 관중석에 던지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였다.

스완지시티와의 개막전에서는 부상한 선수를 치료하기 위해 경기장에 들어섰던 팀닥터 에바 카네이로의 판단을 비난, 팀훈련과 맨시티전에서도 카네이로를 배제했다. 카네이로가 이에 반발하고 여론도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하면서 결국 무리뉴 감독이 사과에 가까운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무리뉴 감독은 첼시로 돌아오기 직전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2년차에 리그 정상에 올랐으나 마지막 시즌이었던 3년차에 무관에 그쳤고, 선수단 및 언론과의 불화로 많은 구설에 오른 끝에 다소 불명예스럽게 하차했다.

공교롭게도 첼시에서도 복귀후 올해가 3년차가 되는 시즌이다. 내우외환에 흔들리는 첼시의 시즌 초반이 당시의 레알 마드리드와 묘하게 겹쳐 보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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