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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브렛 필, 타이거즈 이상형 그 자체


입력 2015.09.11 10:15 수정 2015.09.11 10:16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특급 성적 아니지만 꾸준한 활약으로 큰 보탬

'포기하지 않는 야구' 가장 잘 이해하는 선수

KIA의 특급 외국인 타자 브렛 필. ⓒ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타자 브렛 필은 홈팬들 사이에서 '효자 용병' '소년 가장' '필느님'같은 별명으로 통한다. 물방망이라고 비판받고 있는 팀 타선에서 유일하게 제 몫을 해주고 있는 타자가 바로 필이다. 꾸준한 실력에 이타적이고 성실한 인성까지 갖춰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로부터도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KIA 타선이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과 부진으로 시즌 내내 갈지자 행보를 보일 때도 유일하게 중심을 잡아준 선수가 바로 필이었다. 올 시즌 필은 팀이 소화한 125경기 중 무려 124경기에 나서 타율 0.327 20홈런 93타점 13도루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유일하게 결장한 1경기도 조시 스틴슨이 선발 등판하고, 에반 믹이 중간계투로 대기하면서 1경기 2명까지로 제한된 외국인 선수 출전 규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제외된 것이었다. 걸핏하면 부상으로 드러눕는, 허약체질 타자들이 즐비한 KIA 타선에서 필이 얼마나 고군분투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필의 활약은 지난 10일 두산 전에서도 빛났다. 필은 4번 타자 및 1루수로 선발 출전해 결승 3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필은 2-3으로 뒤지고 있던 8회초 1사 1, 3루의 찬스에서 두산의 세 번째 투수 이현승의 2구째를 공략해 역전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연이은 강행군 속에서 누적된 피로로 몸이 무거운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필의 해결사 본능이 빛을 발했다.

필의 활약 속에 KIA는 5-3 승리했다. 최근 부진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던 KIA 입장에서는 5강 싸움의 동력을 이어갈 수 있었던 중요한 승리였다.

김기태 감독은 필의 활약에 대하여 홈런도 홈런이지만 팀플레이를 놓게 평가했다. 필은 2-2로 팽팽하던 6회 2사 때 유격수 옆을 지나 중견수 앞으로 흐르는 짧은 타구를 적극적인 주루를 통해 2루타로 만들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외국인 타자인 필이 보여준 적극적인 플레이는 침체된 선수들의 투지까지 살아나게 만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타이거즈가 표방하는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가 용병 타자인 필이라는 점은 묘하게 느껴진다.

필은 전형적인 거포형 타자는 아니다. NC 에릭 테임즈, 삼성 라이온즈 야마이코 나바로 등 화려한 기록을 보여주는 외국인 타자들에게 상대적으로 가린 감도 있다. 그러나 KIA에 있어서 한국식 팀 문화를 잘 이해하고 이타적이기까지 한 필은 그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특급 선수다. 올 시즌 5강 진출 유무와 별개로 KIA 구단이 이변이 없는 한 내년에도 필과 재계약할 가능성은 현재로서 매우 높아 보인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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