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표차’ 테임즈vs박병호…매너만큼은 공동 MVP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11.25 17:25  수정 2015.11.25 17:28

MVP 투표서 6표차로 테임즈 간신히 수상

서로 안아주는 등 훈훈한 매너로 박수 갈채

MVP 시상식에서 훈훈한 장면을 연출한 테임즈-박병호. ⓒ 연합뉴스

40홈런-40도루 대기록을 달성한 에릭 테임즈(29·NC 다이노스)가 올 시즌 KBO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테임즈는 2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 케이호텔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총 99표 중 50표를 얻어 44표를 얻은 박병호(29·넥센)를 6표 차이로 간신히 따돌리고 MVP로 선정됐다.

KBO에서 외국인 MVP는 타이론 우즈(1998년), 다니엘 리오스(2007년, 이상 두산)에 이어 이번이 역대 3번째다.

테임즈는 올 시즌 '기록의 사나이'였다. 타율 0.381, 장타율 0.790, 출루율 0.497, 득점 130개로 타격 4개 부문 타이틀을 휩쓸었다. 평생 한 번도 어렵다는 사이클링 히트(안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한 경기에서 기록)를 두 차례나 달성했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40홈런-40도루(47홈런-40도루)였다. 이는 유구한 역사와 많은 게임수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4명밖에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일본에는 아직 기록 보유자가 전무하다. 역대 외국인 MVP 수상자들의 해당 시즌과 비교해도 테임즈의 2015년은 월등했다.

테임즈의 수상이 더 뜻 깊은 이유는 그가 올 시즌 남긴 위대한 기록 때문이기도 하지만, 박병호라는 강력한 경쟁자의 존재 때문이기도 했다. KBO 현역 최고 타자로 불리는 박병호는 역대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테임즈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누가 MVP를 수상해도 부족함이 없었고 한편으로 탈락하는 이는 역대급 불운한 2인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도였다.

하필 박병호는 지난해에도 홈런-타점왕을 석권하고도 MVP는 최다안타 기록을 경신한 팀 동료 서건창에게 양보해야 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한 박병호의 KBO 마지막 시즌이 될 수도 있다는 희소성, 경쟁자가 외국인 선수라는 환경은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기 쉬운' 기자단 투표에서 박병호에 표가 쏠릴 수도 있는 변수로 지적됐다.

2차 투표까지 갔다면 상황은 바뀔 수도 있었다. 규정상 MVP는 총 유효투표수의 과반 이상을 획득해야 했다. 테임즈는 1표만 덜 받았어도 박병호와 1대1 대결로 재투표를 벌였어야 했다. 그만큼 두 선수의 가치를 바라보는 평가도 팽팽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은 결과와 상관없이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테임즈는 자신의 수상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직 시상식 참석을 위해 귀국했다. 박병호 역시 MVP를 놓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테임즈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서로를 격려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굳이 MVP라는 타이틀의 유무로 우열을 가늠할 수 없는 위대한 시즌을 보낸 스타다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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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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