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징역 '농약 사이다' 할머니 측 "무죄" 주장 항소

15일 항소장 제출, 대구고법에서 2심 예정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의 피고인 박 모씨(82·여)가 1심 무기징역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다. 사진은 지난 11일 대구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법정을 나서 호송차로 향하는 박 씨. ⓒ연합뉴스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의 피고인 박 모씨(82·여)가 1심 무기징역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손봉기 부장판사)는 15일 박 씨 측이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대구고법에서 2심 재판을 받는다.

박 씨는 지난 7월 14일 오후 2시 43분께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사이다에 농약을 몰래 넣어 이를 마신 할머니 6명 중 2명을 숨지게 하고 4명을 중태에 빠지게 한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졌다.

5일간 진행된 국민참여재판 마지막 날인 지난 11일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유죄라고 판단했고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뒤 피해자들을 구호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방치했다”며 박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은 앞서 1심 재판에서 박 할머니가 사건 전날 화투를 치다가 심하게 다퉜다는 피해자 진술, 피고인 옷과 전동휠체어와 지팡이 등 21곳에서 농약(메소밀) 성분이 검출된 점, 집에서 농약 성분이 든 드링크제 병이 나온 점, 50여분 동안 현장에 있으면서 구조 노력을 하지 않는 등 범행 전후 미심쩍은 행동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반면 변호인단은 살해에 대한 직접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들은 "1심 재판 과정에 직접 증거가 나오지 않았고 그나마 제시한 간접 증거들도 의문점이 많은 내용들이다"면서 "항소심에서 이 부분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박 씨는 1심 최후 진술에서 “너무 억울하다. 나이 많은 내가 친구들을 죽이려고 농약을 탔겠느냐”라며 무죄를 호소했고 박 씨의 가족은 “재판부의 결정을 납득하기 힘들다”며 “이번 항소를 통해 박 씨가 명백한 무죄임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